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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아침 안산에서 대전까지 900㎞가량 십자가를 메고 걸어온 희생자 아버지 김학일 씨는 “제의실에 300명의 억울하게 죽은 영혼이 십자가와 함께 있다.” 며 “억울하게 죽은 영혼과 함께 미사를 집전해 달라”고 교황에게 부탁했다.
그러자 “'교황이 그렇게 하겠다'고 말씀하셨다"고 김씨는 전했다.
또 김씨가 희생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려면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자 교황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기억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유가족 측은 교황에게 안산 단원고 학생과 교사, 유가족의 사진이 든 앨범과 함께 세월호 희생자를 기억해 달라고 부탁하는 영문 편지를 전달했다. 유가족과 함께 교황을 면담한 세월호 참사 생존 학생 2명도 영어와 스페인어로 쓴 편지를 전했다. 김 위원장은 “아이들이 여전히 트라우마가 있고, 교황을 직접 만나니 떨려서 말을 잘 하지 못했다” 고 맒하며 "하지만 여기까지 같이 와준 것만으로도 우리 유가족들은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유가족은 또 교황에게 노란 리본을 선물했다. 이에 교황은 면담 이후 진행된 미사에 유가족이 준 노란 리본을 왼쪽 가슴에 달고 나왔다.
세월호 대책위 김형기 수석부위원장은 "간접적으로 우리의 뜻을 피력하긴 하지만 매우 만족스럽다"면서 "미사 때 교황님이 리본을 달고 나와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미사 삼종기도에서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 이 국가적인 대재앙의 결과로 지금도 여전히 고통받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합시다"면서 "모든 한국인을 고통받게 한 비극적인 이 사건이 공동선을 위해 함께 협력하는 모든 이들의 책임과 연대성을 확인시켜 주었기를 기원합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