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기차 올해 판매 53% 급증...현대차 10.9% 감소
현대차[005380] 내달 5일 신형 투싼 출시 '배수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제조업체인 삼성전자[005930]에 이어 현대기아차마저 세계 최대 중국 시장에서 토종 업체들에 급격히 밀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중국 시장에서 중국 휴대전화 브랜드 '샤오미'에 일격을 당해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현대기아차마저 현지 업체들의 무차별 공세에 맥을 못 추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토종 브랜드인 장안기차는 극심한 경기 침체 속에서도 올해 1~7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44만6천여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53.4% 증가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또 다른 중국 브랜드 장성기차는 올해 1~7월 39만4천여대를 팔아 31.2%의 기록적인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7월 한 달만 보더라도 장안기차는 4만2천여대, 장성기차는 4만여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대비 각각 16.8%와 8.6%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중국 토종 업체들의 지난 7월 중국 내 판매량은 30만4천여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 상승하는 등 중국 전체 자동차 시장을 좌지우지했다.
지난 7월 승용차 기준 중국 자동차산업수요는 총 123만5천여대로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 토종 브랜드의 시장 잠식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엿볼 수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사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으로 중국 토종 브랜드들이 판매를 하다보니 경쟁 자체가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현재 모든 글로벌 경쟁사들이 가격 출혈 경쟁에 나서는 판국"이라고 밝혔다.
중국 토종 브랜드들의 약진과 달리 현대기아차[000270]의 중국 시장 성적표는 초라하다.
현대차는 올해 1~7월에 56만4천389대를 팔아 전년 동기에 비해 10.9% 줄었고 기아차는 33만3천165대로 6.3% 감소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상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지난 7월 중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32% 줄어든 5만4천160대, 기아차는 33% 감소한 3만8대를 파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중국 승용차 기준 점유율은 현대차 4.8%, 기아차 2.7% 등 총 7.5%였다. 전월 대비 0.2% 포인트 올랐지만 여전히 7%대 점유율에 그친 셈이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점유율은 지난 5월까지는 8~10%대로 선전했지만 최근 2개월간은 7%대에 머물며 저조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다급해진 현대차그룹은 최근 사천현대기차 담도굉 판매담당 부사장을 중국전략담당, 현대위아[011210] 공작·기계·차량부품사업 담당 이병호 부사장을 북경현대기차 총경리, 기아차 기획실장 김견 부사장을 동풍열달기아 총경리로 임명하는 등 극약 처방까지 내놓았다.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대부분의 글로벌 합작 업체들의 판매 또한 줄줄이 줄었다.
지난달 업체별 판매실적에서 1위를 차지한 일기폭스바겐은 10만858대를 판매했지만 전년 동월대비 29% 감소했으며, 상하이폭스바겐과 상하이GM 역시 각각 9만9천703대와 9만2천85대를 판매해 25%와 24%가 줄었다.
중국 토종 브랜드 약진으로 글로벌 업체가 독식하던 중국 자동차 시장 판도가 무너지자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합자업체들은 가격 할인 등 각종 판촉 공세를 퍼붓는 형국이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이달부터 투싼, 스포티지 등 일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들에 대해 실시한 가격 인하 조치가 8월 이후 판매에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중국 업체와 가격 경쟁만으로는 미래가 없다는 판단해 현대기아차는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로 신차 효과를 극대화해 판매 및 수익성을 동시에 향상시킬 계획이다.
먼저 현대차는 신형 투싼을 내달 5일에 출시할 계획이며, 기아차 또한 하반기부터 주력 모델인 신형 K5와 신형 스포티지를 잇달아 출시하며 중국 시장 공략에 배수진을 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