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사설] 총리인준 순리대로 처리해야 한다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된 지도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 내일이면 5월이 다가고 새로운 달이 시작된다. 그런데 아직 총리와 새로운 장관으로 구성되는 새로운 정부가 구성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헌법에서는 총리가 장관을 대통령에게 제청해야 하게 되어 있으니 총리 인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자 내각구성이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정부 인사가 순항을 하지 못하는 것은 이른바 5대 인사배제원칙 때문이다. 이 원칙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면 이낙연 총리후보자도 배제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새로운 총리후보자를 다시 물색해야하고 내각구성은 시간만 흐르게 된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여 문대통령은 국민께 양해를 구했다. “지금의 논란은 준비과정을 거칠 여유가 없었던 데서 비롯한 것이라는 점에서 야당의원들과 국민께 양해를 당부 드린다”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의견을 피력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병역면탈, 부동산투기, 위장전입, 세금탈루, 논문표절 등 5대 비리를 비롯한 중대 비리자들의 고위 공직 임용배제원칙이 정의로운 사회와 깨끗한 공직문화를 위해서 대단히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당연한 얘기다. 그러나 사람을 등용하는데 몇 가지 원칙을 적용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인사로서 절감하였을 것이다. 중대비리를 저지른 인사를 공직에 등용하지 않는다는 기본정신은 살리면서 유능한 인재를 찾아 써는 방법은 결국 5대원칙을 좀 저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적용이 타당한 것으로 가다듬는 것이다. 그래서 문대통령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원칙을 지킬 수 있는 구체적 인사기준을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해 주기 바란다”고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청와대 인사수석실 및 민정수석실에 지지하였다.

그러나 인사배제 5대원칙의 적용을 마련함에 있어서 중용의 지혜를 지킨다는 것은 좀처럼 쉽지 아니하다. 예외 없는 원칙고수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그때그때 적용이 달라지는 고무줄 잣대는 바른 인사원칙의 기본정신을 훼손하여 버린다. 결국 부도덕한 인사의 공직등용을 막으면서도 유능한 인사의 흡수가 허용되도록 하는 것이 인재운용의 순리가 될 것이다. 새 정부구성에 있어서 첫 단추를 끼는 국회의 총리인준에 대하여도 이런 정신으로 순리에 맞추어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내외 안보문제의 해결과 경제회복을 위하여 새로운 내각의 구성과 총리인준은 이제 더 이상 늦추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을 국회 여야의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