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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통령제의 내각책임제 요소

문대통령은 이번에 국회의원 4명을 장관후보로 지명하였다. 이것만 보면 의원 중에서 장관을 임명하는 의원내각제와 다름이 없다. 의정활동과 내각의 직무수행에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이런 인사방식은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 우선 국회청문회통과가 상대적으로 용이할 수 있다. 국회의원은 선거와 정치활동을 통하여 일단 국민의 검증을 한번 이상 받은 사람이다.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사람보다 흠결이 적을 가능성이 크다. 여소야대정부에서 국회청문회통과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장관후보자를 지명함에 있어서 문대통령이 의원을 선호한 것은 이런 편의성을 염두에 두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 뿐만 아니라 의정과 행정의 갈등을 예방하고 협력체계를 구축하는데 국회의원이 장관을 겸임하는 것이 유리한 것도 부인할 수 없다. 많은 선진 민주주의 국가에서 의원내각제를 정부형태로 선택하는 것도 이런 정치적 이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현직 의원 중에서 장관을 선택하여 활용하는 것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회 밖에도 인재는 많이 존재한다. 대통령제는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인재 중에서 장관을 선택하여 임명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고도의 전문지식과 풍부한 행정경험을 지닌 인재들이 학계, 관계, 경영계 등에 적지 않게 존재하는데 이들 또한 내각의 일원이 되어 정책의 결정과 집행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늘날 정부의 활동은 매우 복잡하고 제한된 여건 속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정책활동을 잘 활 수 있는 사람은 국회에 있든 다른 분야 에 있든 가리지 말고 폭넓게 등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문대통령은 앞으로 계속 장관후보자를 지명해야 한다. 유능하고 생산적인 내각이 되기 위하여서는 절차적 중요성에 함몰되어 국회의원 등 한 쪽에 지나치게 편중된 인재를 선택하기 보다는 천하의 참신하고 훌륭한 인재를 찾아 내각에 늘리 등용하는 안목이 요구된다. 내각책임제 요소를 가미한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제의 장점도 최대한 살리는 것이 내각구성의 묘안이라고 할 것이다.

<김영종 동국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