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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강릉 청학헌, 세월 앞에 기력 잃어가는 아버지 위해 '최기종씨표 카페'가 차려지는데...

인간극장

28일 방송된 KBS 1TV `인간극장`에서는 청학헌에 구급차가 다녀간 것을 본 이웃 할머니가 최복규 할아버지(99)를 뵈러 청학헌에 왔다.

동네 사람들에게 늘 넉넉한 인심을 베풀었던 최복규 할아버지이기에 마을 사람들도 그와의 만남이 마지막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청학헌 대청에는 최복규 할아버지의 아들 최기종씨 표 카페가 차려진다. 간만에 대청으로 나온 할아버지의 기분도 좋아보인다.

최복규 할아버지는 강원도 강릉의 학동에서 강릉 최씨 수헌공파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운 고택 '청학헌' 을 지키고 있다.  

5년 전까지만 해도 기종씨는 서울 모처의 어엿한 레스토랑 사장님이었지만 20년 전 사별하고 홀로 강릉에 남아 청학헌을 지키고 있는 아버지를 모시기 위해 아내와 1남 1녀를 경기도 일산 집에 남겨둔 채 혼자 고향으로 돌아왔다.

평생을 장남에게 밀려 아버지 마음엔 2순위일 수밖에 없었던 둘째 아들이지만, 요양원으로 갈 바에는 나고 자란 청학헌에서 죽겠다는 아버지의 마지막 꿈을 지키기 위해 나선 것이다.

아버지께 조금이라도 더 기쁨을 드리고자 애쓰는 아들이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수는 없어 안타깝다.

아버지 최복규 할아버지는 점점 식사조차 어려워지고, 앉아있는 것마저 힘겨워한다. 이런 아버지의 세월을 오롯이 홀로 지켜볼 수밖에 없는 기종씨는 어떻게든 아버지가 기력을 찾게 해드리기 위해 애써본다. 

추어탕을 좋아했던 아버지를 위해 직접 사온 미꾸라지 100여 마리를 논에 풀어 키우며 올해 10월이면 맞이하게 될 아버지 백수잔치에서 축하해주러 온 사람들에게 맛있는 추어탕을 대접할 수 있기를 꿈꾸기도 한다.

식사도 거의 하지 못할 만큼 갑작스럽게 건강이 악화된 아버지를 지키며 혹여 자신의 정성이 부족했던 탓은 아닐까 스스로 원망스럽고 후회도 하며 아버지의 모습에 기종씨는 오늘도 홀로 숨죽여 눈물을 훔친다.

야속하게 흘러가는 세월 속, 시간이 멈춘것만 같은 청학헌에서 함께하는 아버지와 아들의 동행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인간극장 '청학헌의 부자유친'은 5부작으로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오전 7:50~8:25에 방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