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스페셜로 경북 영양 두메산골에서 서로를 돌보며 평생을 산 노부부 '사랑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편이 방송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1일 오전 방송된 KBS1 교양프로그램 '인간극장' 스페셜편은 '사랑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두번째 편으로 '육지 속의 섬'이라고 불리는 경북 영양 두메산골에서 평생을 산 노부부 김용섭, 서정선 부부에게 넷째 딸이 찾아왔다.
둘째 딸과 셋째 딸 가족도 찾아와 일손을 거들고 챙겨온 맛난 음식들을 나눠 먹으며 단란한 시간을 보낸다. 자식들 사이의 노부부는 어느 때보다 행복해 보인다.
스물 셋의 평범한 도시 아가씨였던 서정선 할머니는 산골 토박이였던 김용섭 할아버지에게 시집을 왔다. 서정선 할머니를 기다리고 있던 건 신혼의 단꿈이 아닌, 나무껍데기로 옷을 해 입고 보리죽으로 연명하는 척박한 삶이었다.
게다가 결혼 전부터 늑막염을 앓아온 할아버지는 누워 지내는 날이 많아 6남매를 키우며 생계를 꾸리는 일은 서정선 할머니의 몫이었다.
그럼에도 서정선 할머니는 김용섭 할아버지가 안쓰러운 마음에 운명같은 두메산골의 삶을 선택한 할머니는 농사일과 산을 오르내리며 약초 캐는 일로 평생을 보내 허리는 90도로 굽었다.
그렇게 자식들도 건강하게 키워내고 꺼질 듯 위태롭던 할아버지의 목숨도 구해냈다.
이에 할아버지는 서정선 할머니를 ‘내 삶의 은인’이라며 아끼고 사랑한다.
두 사람은 자식들 다 자리를 잡고 먹고 사는 일 걱정은 하지 않게 됐지만 지금도 노구의 몸을 이끌고 농사를 짓는다. 이렇게 열심히 농사일을 하는 이유는 그것이 곧 삶이었기 때문이다
변변한 땅 한 뼘 없었던 노부부의 가난을 구제해준 것은 밤낮없이 일해 온 성실함이었기에 지금도 노부부는 부지런한 삶을 일구고 가꾼다.
아끼는 생활습관도 예전과 다르지 않다. 기름보일러 대신 장작불, 세재 대신 직접 만든 잿물, 진수성찬 대신 나물 몇 가지의 소박한 밥상. 이것이 변치 않는 노부부의 삶이다.
하지만 5년 전 마음 아픈 일이 생겼다. 맏딸 춘희(55) 씨가 남편의 사업이 망한 후 정신적 충격을 받아 몸과 마음이 망가져 고향을 찾아온 것이다.
아픈 자식을 다시 보듬어 안은 부모님의 사랑 덕분에 춘희 씨는 건강을 회복해가고 있지만 노부부에겐 여전히 가장 아픈 자식이다.
김용섭, 서정선 노부부의 일상을 소개한 '인간극장' '사랑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편은 앞서 지난 11~15일 첫 방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