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실미도'를 통해 잘 알려진 대북 침투 부대, '실미도 부대' 공작원들에 대한 합동 봉안식이 열렸다.
23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에 새로 만들어진 군 봉안소에 실미도 공작원 20명의 유해가 들어오자 유족들이 오열했다.
실미도 부대는 북한 무장공비 31명이 청와대 인근까지 습격한 이른바 '1·21 사태'에 대한 보복 성격으로 1968년 4월 민간인 31명을 모집해 북파공작원을 양성하는 부대였다.
그러나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 3년 넘게 임무가 주어지지 않자 그간 혹독한 훈련과 부당한 대우에 반발해 훈련대원들이 부대 기간병을 살해하고 부대를 이탈했다.
3년여 훈련 중 숨진 7명을 제외한 24명은 인천에서 버스를 탈취해 서울로 진입했으나 군·경과 대치하며 총격과 함께 수류탄이 터져 공작원 20명이 숨졌다. 서울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경찰 2명과 민간인 6명이 사망했다.
살아남은 4명은 1971년 12월 30일 사형을 선고받아 이듬해 3월 10일 처형됐다.
사형을 당한 4명의 유해는 가족에게 인계되지 않은채 매장돼 아직 유해를 찾지 못해 이날 봉안식에서도 2명은 위패를 만들어 봉안했다. 나머지 2명은 가족들이 시신발굴이 급선무라고 요청해 위패 없이 빈자리로 남겨뒀다.
서울에서 숨진 20명 부대원은 벽제 공동묘지에 가매장된 상태였으나 영화 '실미도' 개봉으로 2005년 국방부 과거사 진상규명 위원회에서 사건 조사와 함께 유해를 발굴했다.
그러나 안치 방식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유해는 10년 넘게 컨테이너 안 임시 보관소에 있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