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마광수 전 연세대 국문학과 교수(66)가 5일 서울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오후 1시 51분쯤 마 전 교수가 숨진 채 발견된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자택에서는 마 전 교수가 쓴 유서가 발견됐다.
자신의 유산을 가족에게 남기고 시신 처리를 맡긴다는 내용이 적힌 A4용지 1장짜리 유언장이었다.
마 전 교수는 1990년 1월 합의이혼했으며 자녀는 없다. 이날은 같이 지내는 가사도우미가 잠깐 집을 비운 사이 목을 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마 전 교수의 우울증이 심해 병원에서 입원을 권했지만 마 전 교수가 입원을 안 했다는 사실이 확인돼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1951년생인 마 전 교수는 연세대 국문학과와 동대학원에서 윤동주 시를 연구해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이듬해인 28세에 홍익대 교수로 강단에 서며 천재교수, 최고의 윤동주 연구자로 불리었다.
문단에는 박사 과정을 밟던 1977년 박두진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배꼽에’ 등 시 6편을 게재하며 등단했다. 이어 문학사상에 장편 '권태'를 1989년 5월부터 12월까지 연재하며소설가로 데뷔했다.
그러다 1989년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이후 논란의 중심에 섰고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에 이어 1991년 출간된 소설 '즐거운 사라'를 내고는 외설이라는 이유로 검찰에 판매 금지, 검찰에 구속되기도 했다. 강의 중 제자들 앞에서였다.
마 전 교수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혱유예 2년 판결을 받았으며 1993년 연세대에서도 직위 해제됐다. 마 전 교수는 항소했으나 2심, 3심이 전부 기각됐다.
'즐거운 사라'는 1994년 일본어판으로 번역 출간돼 한국 소설 최초로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마 전 교수는 1995년 연세대에서 해직됐고 1998년 김대중 정부때 사면 복권돼 그해 5월 연세대에 복직됐다. 해직 이력 때문에 명예교수는 되지 못하고 지난해 퇴임했다.
퇴임 소감문에 마 전 교수는 “즐거운 사라 사건으로 학교에서 잘리고, 한참 후 복직했더니 동료 교수들의 따돌림으로 우울증을 얻어 휴직했다”며 “그 뒤 줄곧 국문과 왕따 교수로 지냈고, 문단에서도 왕따가 됐다”고 털어놨다.
2007년에는 인터넷에 소설 내용을 올려 기소돼 벌금 200만원형 판결을 받았다.
등단 40년을 맞아 올해 초 발간한 '마광수 시선'이 유작이 됐다.
마 전 교수의 빈소는 용산구 순천향대 서울병원에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