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남편 얼굴을 기증 받은 한 남자와 미망인의 만남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27일 미국 미네소타주 로체스터의 마요 클리닉에서 릴리 로스는 16개월 전에 자신의 남편의 얼굴을 이식 받은 앤드 샌드니스를 처음으로 만났다.
앤드 샌드니스는 지난 2006년 와이오밍에서 턱밑에 소총을 놓고 방아쇠를 당겨 자살을 기도했지만 얼굴만 손상된 채 살아남아 10년 가까운 세월을 얼굴 없이 지내야 했다.
릴리 로스의 남편 칼렌 루디 로스는 지난해 미네소타에서 총기로 자살했다.
릴리 로스는 이 만남으로 죽은 남편의 기억을 되살릴 것같아 무척 망설였으며 만남 자체가 두려웠지만 앤디가 그녀의 남편과 같은 얼굴이었지만 눈과 이마, 강한 뺨 등의 느낌이 달라 남편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릴리의 남편과 앤드 샌드니스는 혈액형과 피부색, 얼굴 구조 등이 거의 완벽하게 일치해 수술을 담당했던 새미르 마디니 박사는 두 사람이 사촌 간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렇게 세계 최초의 얼굴 이식 수술은 56시간 동안 진행됐다.
릴리는 남편이 죽었을 때 뱃속에 있던 리어나도에게 "아버지가 다른 사람을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 알려주기 위해 얼굴 기증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앤드 샌드니스는 이날 릴리 로스에게 "당신의 기증이 결코 헛된 일이 아니었음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살겠다"고 했다.
릴리는 라이프소스의 주선으로 얼굴 이식을 기다리던 샌드니스에게 얼굴을 기증하겠다고 동의했다고 알려졌다. 또 남편의 폐와 신장 등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