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신중한 추가 조정 언급에 힘입어 11원 이상 뛰어올랐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4원 오른 달러당 1,088.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4.7원 오른 1,081.5원에 거래를 시작했으며 오전 11시 49분에는 달러당 1,090.2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상승 폭을 다소 줄인 채 마감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6년 5개월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원/달러 환율은 오히려 오름세를 보였다. 이는 금리 인상 기대가 이미 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 이주열 총재가 통화정책의 추가조정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말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세에 견인했다.
김선태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어제까지는 금리 인상 기대 속에 원화 강세가 정상기조보다 오버하는 모습이었는데 일단 (한은이) 금리 인상하면서 이를 다시 되돌리는 모습"이라며 "투자자들은 이제 다음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경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 기자회견도 원/달러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며 정오를 앞두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원인으로 이 총재 기자회견을 들었다.
이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통화정책은 완화 기조를 유지하되 국내외 여건 변화와 성장세, 물가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할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 신중하게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장은 이 같은 발언을 내년 금리 인상 속도가 빠르지 않으리라는 시그널(신호)로 해석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100엔당 970.18원으로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가(966.17원)보다 4.01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