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조 간부 2명이 2일 오전 해외매각 반대 등을 주장하며 광주공장 인근 한 송신탑에서 돌입에 나섰다. 채권단이 당분간 법정관리와 같은 강경 수단을 쓰지 않기로 한 상황에서 노조의 고공농성이 채권단의 선택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조 조삼수 대표지회장과 정송강 곡성지회장은 이날 오전 5시부터 광주 광산구 영광통사거리 근처에 있는 20m 높이 송신탑 정상부에서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결사반대'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고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해외매각 추진 즉각 중단, 노동자 체불임금 즉각 지급,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를 위한 미래비전 제시를 채권단에게 요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채권단이 해외매각 철회 입장을 밝히기 전까지 송신탑에서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가 채권단의 해외매각 계획 철회 때까지 무기한 고공농성을 예고하면서 '초 강경모드'로 전환한 것이다.
앞서 채권단은 지난달 28일 금호타이어 채무상환 유예에 대한 결정을 3월말로 미루기로 했었다.
채권단은 지난 1월 26일 자율협약에 들어간 금호타이어의 채무재조정 방안을 결의하면서 한 달 내에 자구안 이행약정서를 체결할 것을 금호타이어 측에 요구했다.
채권단이 제시한 '2월 26일 데드라인'까지 노사가 자구안 이행약정서를 체결하지 못했지만, 채무상환 유예를 결정하면서 당분간 법정관리와 같은 극단적인 수단은 동원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노조가 이날 전격적으로 '해외매각 반대' 이슈를 내걸고 고공농성에 돌입함에 따라 노조-채권단간 이견이 좁혀질지는 극히 불투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