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GM) 군산공장이 결국 지난달 13일 자로 폐쇄된 가운데, 창원공장 역시 생산 모델이 극심한 판매 부진에 빠지면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달 초로 예정된 본사 제너럴모터스(GM)의 신차 배정 과정에서 기존 스파크 등을 대신할 경쟁력 있는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다목적차량·CUV)를 받지 못하면, 군산과 마찬가지로 창원공장의 생존 가능성도 장담하기 어렵다.
5일 업계와 한국GM 등에 따르면 현재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델은 경차 스파크, 경상용차 다마스·라보 정도다. 4년 사이 판매 실적이 25만대에서 15만대로 무려 40%나 감소한 것이다.
세부 모델별 판매 추이를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스파크의 경우 2015년 신형 스파크 출시에 힘입어 2016년 판매량이 한 때 8만대에 육박했지만, 지난해 5만대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이는 2013년의 약 6만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5년 전 수준으로 뒷걸음질이다.
상용차 다마스·라보 역시 2014년 일시적 단종을 앞두고 2013년 2만대 이상 팔리기도 했지만, 지난해의 경우 판매량이 9천대 아래로 급감했다.
더구나 이들 상용차 모델의 경우 일단 2019년까지 안전·환경 규제 적용을 유예 받았지만, 이후 규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장치 탑재가 필요할 경우 사실상 생산의 실익, 수익성이 없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창원 공장 외 다른 공장 상황을 보면, 부평공장(1·2공장)이 생산하는 아베오·트랙스·말리부·캡티바 등 생산 모델 총 판매량은 지난해 34만대로 2013년 38만대보다 10% 줄긴 했지만, 감소율이 창원공장(40%)보다는 훨씬 낮다.
군산 공장의 경우 크루즈·올란도 등 생산 모델의 판매 실적이 2013년 15만대에서 지난해 3만대로 80%나 급감해 결국 공장 문을 닫게 됐다.
한국GM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창원공장에는 현재 약 2천명의 직원이 일하고, 시간당 약 60대의 차량을 생산한다. 공장 가동률은 약 70% 수준이다.
따라서 창원공장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면 스파크 등을 대체할 신차 모델을 새로 배정받는 방법 밖에 없다.
한국GM 관계자는 "창원공장은 반드시 신차 CUV를 배정받고 2~3년 뒤부터 생산해야 활로를 찾을 수 있다"며 "창원 CUV 배정 여부는 한국GM의 미래를 좌우할 주요 변수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평의 소형 SUV는 한국GM이 2~3년 전부터 개발해온 모델이라 배치 가능성이 창원 CUV보다는 높다고 볼 수도 있지만, 신차 개발 장소와 생산 장소가 별개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