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축은행들이 사상 처음으로 연간 1조원 넘는 순이익을 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79개 저축은행의 순이익은 1조674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보다 2천68억 원(24.0%) 늘어난 규모다.
예금·대출 금리차로 얻은 이자이익이 6천196억 원 늘어난 덕이다. 비이자이익은 1천237억 원 줄었다. 규제 강화 등으로 대손충당금전입액은 2천72억 원 늘었다.
대형 저축은행들이 줄줄이 파산한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 이후 저축은행들의 영업 실적은 꾸준히 개선되었으며, 연간 순이익 규모가 1조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1999년에 9천250억 원의 순이익이 집계된 바 있다.
저축은행들의 총자산은 지난해 말 59조7천억 원으로 1년 전보다 7조4천억 원(14.1%) 증가했다. 자기자본은 6조8천억 원으로 같은 기간 1조1천억 원(18.4%) 증가했다.
대출 건전성도 좋아졌다. 총여신 연체율이 4.6%로 1년 전보다 1.2%포인트(p), 고정이하여신비율이 5.1%로 같은 기간 2.0%p 하락했다.
건설업(4.2%p↓), 프로젝트파이낸싱(4.1%p↓), 부동산·임대업(2.1%p↓) 등 기업대출 연체율이 1.4%p 하락한 4.7%를 기록했으며, 가계대출 연체율도 신용대출(2.1%p↓)과 주택담보대출(1.2%p↓)이 모두 개선돼 0.9%p 하락한 4.6%로 집계됐다.
저축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15.9%다. 1년 전보다 7.7%p 상승했으며, 모든 저축은행이 100%를 넘었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금감원 김태경 저축은행감독국장은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고 가계부채 증가와 소비 회복세 부진 등 불안 요인도 잠재해 저축은행의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며 "내부유보 확대 등 건전성 제고를 유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부터는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이 은행권 수준으로 단계별로 강화되고, 법정 최고금리도 인하됐다"며 "규제 환경 변화에 따른 영향 분석과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