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전국 주택 거래량이 급감한 가운데 지난달 공인중개사 폐업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개업보다 더 많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등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와 거래량 감소 현상이 지속하면서 6개월 만에 다시 공인중개사 폐업이 개업을 앞지른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공인중개사 신규 개업자는 1천157명, 폐업자는 1천187명으로 집계됐다. 공인중개사 폐업이 개업을 초과한 것은 정부의 9·13 부동산 규제 대책의 영향이 본격화한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달 연속으로 발생한 이후 올해 들어서는 처음이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상반기에 중개업소 폐업이 개업 수를 넘어선 것은 부동산 경기가 매우 좋지 않았던 2013년 이후 처음있는 일"이라며 "거래량 급감으로 전국적으로 고루 중개업소 개업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전국 주택 매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2% 줄어든 31만4천108건이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6년 이래 가장 적은 것이다. 특히 서울의 상반기 주택매매량(4만216건)은 1년 전보다 56.0%나 감소했다.
지난달 서울에서는 공인중개사협회 서부지부(종로구·중구·용산구·성동구·은평구·서대문구·마포구)와 남부지부(양천구·강서구·구로구·금천구·영등포구·동작구·관악구)에서 개업보다 폐업이 많았다.
부산, 인천, 대전, 울산,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에서도 폐업이 개업을 앞질렀다. 특히 경남은 작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15개월째 매달 폐업이 개업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정부의 주요 규제 타깃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 동부지부(강남·서초·송파·강동구)에서는 올해 들어 매달 개업이 폐업보다 많았다. 또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임대주택 분포가 많은 북부지부(광진·동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구)에서도 올해 들어 매달 개업이 폐업을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