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혼조세를 보였다. 변동금리형 대출 중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와 연동된 대출은 오르고 신(新)잔액 기준과 연동된 대출은 내렸다. 고정(혼합)금리형 대출은 추세적으로 하락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이 이날부터 한달간 적용하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대출 금리를 전날보다 0.08%포인트 올렸다.
국민은행은 2.76∼4.26%에서 2.84∼4.34%로, 신한은행은 3.00∼4.26%에서 3.08∼4.34%로, 우리은행은 2.95∼3.95%에서 3.03%∼4.03%로, 농협은행은 2.84∼4.05%에서 2.92∼4.13%로 각각 인상했다.
신(新) 잔액 기준 코픽스에 연동된 주택대출 금리는 0.02%포인트씩 인하했다. 5개월 연속 하락세다.
국민은행은 2.91∼4.41%로, 신한은행은 2.95∼4.21%, 우리은행은 2.95∼3.95%, 농협은행은 2.84∼4.05%로 각각 조정했다.
금융채 6개월물을 기준으로 삼는 하나은행은 신규취급액 기준은 3.437∼4.737%, 신잔액 기준 3.157∼4.457%를 적용했다.
은행들의 변동금리형 주택대출 금리 조정은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1.63%로 전달보다 0.08%포인트 오르고, 잔액 기준 코픽스는 1.55%로 전달보다 0.02%포인트 내린 데 따른 것이다.
전반적인 금리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주요 은행들이 취급한 정기예금 금리가 오른 탓에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올랐다. 신규취급액 기준은 해당 월에 신규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정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을 신속하게 반영한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은행들이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 관리 차원에서 정기예금 금리를 올렸다"고 말했다.
이는 정기예금의 고시 금리를 일괄적으로 올렸기보다는 특판 상품을 내놓거나 일선 지점에서 예금 확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우대금리를 적용해 실제 취급된 정기예금 금리가 전반적으로 오른 것으로 보인다.
주요 은행 가운데 지난달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올린 사례는 없다.
오히려 지난 10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수신금리를 내릴 상황이 됐음에도 여태 인하하지 않고 있다. 예대율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농협은행이 최근 예금금리를 최대 0.25%포인트 내렸다.
고정(혼합) 금리형 대출 금리는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은 '이상 현상'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날 현재 신한은행의 고정금리는 2.82∼3.83%로, 우리은행은 2.67∼3.67%로 전날보다 각각 0.01%포인트 내렸다. 농협은행은 전날보다 0.02%포인트 내린 3.05∼4.15%를 나타내고 있다.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지난달 초를 정점으로 내리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 당장의 금리가 낮고 금리가 내리더라도 한동안은 고정금리가 여전히 변동금리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돼 대부분 고객이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