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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전기차 시장 선도 '이원화 전략' 펼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이원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12일 현대차그룹 측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11일(현지시각) 미국의 전기차 전문기업 카누(Canoo)와 협력해 카누의 '스케이트보드 설계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지난달 현대·기아차는 영국의 상용 전기차 전문 개발 업체 어라이벌(Arrival)에 1290억원을 투자하고 도심형 밴, 소형 버스 등 상용 전기차를 공동 개발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승용 전기차 분야는 카누와, 상용 전기차는 어라이벌과 협업하는 전기차 개발 이원화 전략이 가능해진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 미국 전기차 업체 카누(Canoo)가 개발 중인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 영국 상용 전기차 업체 어라이벌(Arrival)의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카누와 어라이벌은 모터, 배터리 등 전기차의 핵심 부품을 표준화된 모듈 형태로 장착하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분야에 특화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구동 모터 등을 표준화된 모듈 형태로 스케이트보드 모양의 플랫폼에 탑재하고 그 위에 용도에 따라 다양한 모양의 상부 차체를 올릴 수 있는 구조를 일컫는다.

현대·기아차는 두 회사의 특화된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 기술과 자사의 대규모 양산차 개발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전기차 기반의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개발에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을 적용하면 하나의 플랫폼으로 다양한 차종 제작이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전기차 개발 공정 단순화 및 표준화에 따른 가격 경쟁력 확보와 함께, 고객 수요 변화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발표한 '2025 전략'에 따라 차량 전동화 분야에 향후 6년 간 9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기아차는 2025년까지 전기차 풀 라인업을 갖추고 판매가 본격화되는 2026년 글로벌 시장에서 5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초 CES에서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솔루션 중 하나로 PBV를 제시했으며, 기아차도 지난달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공유 서비스 업체와 물류 업체 등에 공급할 PBV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