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댐 폭파 소식에 싼샤댐 '블랙스완' 우려
중국 남부 홍수 여파로 안후이(安徽)성 추허강의 댐을 폭파한 상황이 알려지면서, 양쯔강(長江)의 세계 최대 수력발전 댐인 싼샤(三峽)댐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중국 관영 CCTV에 따르면, 안후이성 당국은 불어난 물을 방류하기 위해 추저우에 있는 추허강의 2개 제방을 폭파했다.
안후이성은 추허강 외에도 양쯔강과 화이허(淮河) 등 2개의 큰 강이 지나는 곳으로, 홍수 방재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양쯔강의 싼샤 댐의 수위가 지난 19일 최고 수위를 불과 11m 정도 남겨둔 163.85m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싼샤댐의 홍수 단계 수위 기준은 145m, 최대 수위는 175m다.
중국 남부에는 지난달부터 폭우가 쏟아져 433개 하천이 범람했으며, 141명이 사망하고 이재민 3873만명이 발생했다. 홍수 피해는 500억 위안(약 8조6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싼샤댐은 지난달말, 올해 들어 처음으로 문을 열고 방류에 나섰다. 하지만 폭우가 계속되면서 싼샤 댐의 수위는 지난 10일 동안 16m 가까이 올라갔다. 지난 19일의 경우 초당 물 유입량은 6만1000㎥에 이르렀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2006년 완공된 싼샤댐은 콘크리트 중력댐으로 최대 높이 181m, 최대 바닥 폭 126m에 달하며 홍수방지 설계와 내진 설계가 돼 있다. 하지만 건설 전 모래언덕이 퇴적돼 홍수를 조장한다는 전문가들의 반대에 부딪혔으며, 건설 중에는 당시 총리인 리펑(李鵬)과 관료에 의한 부패가 적발되는 등 부실공사 논란이 일었다. 최근에는 모양에 변형이 생긴 것으로 알려지며 붕괴 우려와 함께 '블랙 스완'(Black Swan)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블랙 스완은 발생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을 가리키는 용어다.
현재 싼샤댐이 붕괴될 경우 4억명의 이재민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안후이(安徽), 장시(江西), 저장(浙江)성 등 곡창지대와 함께, 2만개 이상의 외국계 기업이 몰려있는 상하이시가 수몰돼 경제적 타격도 가늠할 수 없다는 우려도 있다.
한편, 올해 발생한 홍수는 20세기 이후 중국 현대사에서 네 번째 대홍수로 기록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현대사에서 최악의 홍수는 1931년 발생한 대홍수로, 당시 인구의 10분의 1에 달하는 2500만명의 이재민과 200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었다. 1954년에는 양쯔강 유역에 대홍수가 일어나 3만명 이상이 사망하고 1800만명의 수재민이 발생했다.
가장 최근의 대홍수인 1998년 홍수 사태도 양쯔강 유역에서 발생했으며, 3000명이 넘는 사망자를 초래했다. 수재민은 1500만명, 경제적 손실은 240억달러(약 29조원)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