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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투자‘ 줄었는 데…3억원 이하 아파트 매매가 급등

규제지역에서 3억 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를 사면 전세자금 대출을 회수하는 대책이 시행된 뒤 갭투자(전세를 끼고 사는 투자)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3억원 이하의 아파트에 대거 매수세가 몰리면서 저가 아파트의 가격이 뛰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강남 4구 갭투자 '반토막’

24일 미래통합당 김상훈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국토교통부 갭투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권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에서 이뤄진 갭투자는 860건으로, 6월 건수(1천885건) 대비 54.4% 감소했다.

강남구는 500건에서 229건으로, 서초구는 368건에서 224건으로 줄었다. 송파구와 강동구도 각각 624건, 393건에서 211건, 196건으로 감소했다.

서울 전체 갭투자는 6월 6천940건에서 3천638건으로 33% 줄어들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체 계약 건수는 전달보다 37% 늘었지만 갭투자는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지난달 서울의 주택 거래에서 갭투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36.1%로 집계됐다. 3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해 6월에 40.8%로 치솟았다가 하락으로 반전된 것이다.

갭투자 비율을 구별로 보면 가장 높은 강남구조차 6월 66.0%에서 7월 56.5%로 9.5%포인트나 떨어졌고, 송파구(46.2%)는 6.9%포인트 감소하며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50%대 밑으로 내려갔다.

정부가 지난 6월 17일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 등의 규제지역에서 3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 매수 시 전세자금대출을 회수하기로 하고 지난달 10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영향으로 해석된다.

특히 대치·삼성·청담동과 잠실동은 6·17대책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갭투자가 원천 봉쇄되면서 강남구와 송파구의 갭투자 비율 급락에 영향을 끼쳤다.

세종은 434건에서 279건으로, 인천은 253건에서 200건으로, 경기는 4천908건에서 3천381건으로 줄었다. 대전과 대구도 각각 189건, 297건에서 148건, 260건으로 떨어졌다.

갭투자

▲3억원 이하 아파트 신고가 속출

갭투자 3억원 이하의 아파트는 갭투자 매수세가 몰리면서 가격이 뛰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도봉구 방학동 신동아아파트 1단지 전용면적 53.16㎡는 지난 6월 17일 이후 이날까지 총 17건의 매매 계약이 등록됐다.

6·17 대책 발표 전인 6월 11일에 기록한 2억8천800만원(7층)이 종전 최고가인 이 면적은 지난달 27일 3억5천500만원(11층)까지 상승 폭을 확대했다.

6·17대책에서 전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경기도 고양시 샘터마을2단지 전용 49.69㎡는 대책이 나온 당일에 이전 최고가(2억2천500만원, 12층)와 같은 가격에 팔렸고, 다음날인 18일 2억3천950만원(6층)으로 최고가를 경신했다.

아파트

부동산빅데이터업체인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 단지는 전날 기준으로 최근 3개월간 총 100건의 갭투자가 이뤄졌다.

KB국민은행 리브온에 따르면 서울 1분위(하위20%)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 초 3억7467만원에서, 6월 처음으로 4억329만원으로 4억원을 넘어섰다. 7월에는 4억2312만원으로 급등했다. 사실상 서울 시내에서 3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가 평균 20%도 안 되는 셈이다.

김상훈 의원은 "수십 차례의 부동산 규제가 이어지면서 서민과 사회초년생이 접근 가능했던 중저가 아파트값이 급등하고, 이마저도 갭투자에 따른 매물 부족으로 구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3억원 이하의 아파트에서 갭투자가 늘어나고,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월세 가격이 오르면 세입자의 주거 안정이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