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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아파트 전셋값 평균 9억원 돌파…불붙은 전세가 ‘고공행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임대차3법 시행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63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 서초구에 이어 강남구 아파트 전셋값이 평균 9억원을 넘어섰다.

11일 민간 시세 조사업체 부동산114가 실제 전세 계약과 회원 중개업소를 통해 받은 적정 시세, 그리고 자체 조사 등을 종합해 분석한 결과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1천113만원으로 조사됐다.

6월(5억36만원)에 처음 5억원을 넘은 이후 두 달 만에 1천만원 넘게 상승한 것이다.

▲치솟는 전셋값…서초구에 이어 강남구도 전셋값 평균 9억원 돌파

지난달 강남구와 송파구의 전셋값은 각각 9억330만원, 7억494만원을 기록해 9억원과 7억원을 뛰어넘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삼성풍림2차아파트' 전용면적 93㎡는 지난달 26일 9억원(6층)에 전세 계약서를 썼다. 지난 6월 7억5천만∼7억7천만원에 전세 거래된 것과 비교해 1억3천만∼1억5천만원 오른 역대 최고가다.

서울 송파구 송파동 '레이크해모로' 전용 83㎡도 지난달 11일 처음으로 7억원(13층)에 전세 세입자를 찾으면서 역대 최고 전셋값을 기록했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전셋값이 가장 비싼 곳은 서초구(9억2천570만원), 가장 저렴한 곳은 도봉구(2억6천849만원)였다.

부동산

▲8월 수도권 전셋값 4년9개월만에 최대폭 상승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코로나19가 확산한 올해 3∼5월 주간 기준으로 0.10% 이내로 상승하다가 6∼7월 상승폭을 키웠다. 임대차 3법 시행 직후인 8월 첫째주에는 0.22%까지 오르며 2015년 11월 첫째주(0.23%) 이후 4년 9개월 만에 최대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후 상승률은 8월 기준 0.18%~0.17%(2주), 3~4주차에는 0.16%로 소폭 둔화되는 추세를 보였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는 임대차 3법 이후 서울에서 전세 품귀 현상이 있으며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올리면서 계약이 원활하지 않은 가운데 전셋값 급등세가 진정된 것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전망했다.

▲경기도 전셋값 57주 연속 상승

경기도 아파트 전셋값은 0.21% 상승하며 지난주와 같은 상승률을 보이며 57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8월 첫째주 0.29%로 5년 4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한 뒤 2~3주차에는 0.23%, 5주차·9월1주차에는 0.21%로 소폭 둔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전국과 서울의 상승률을 넘어섰다.

용인 기흥구(0.48%→0.45%), 수원 권선구(0.61%→0.45%), 광명시(0.44%→0.43%) 등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에 더해 사전청약을 예고한 인천 계양(0.05%→0.22%), 성남 수정(0.23%→0.24%), 고양 덕양(0.29%→0.27%), 남양주(0.19%→0.18%) 등 지역의 상승폭도 커지고 있다

아파트

▲경기도 아파트 평균 전셋값 2억7천만원대…과천시 6억 돌파

경기도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2억7천654만원으로 서울의 절반(54.1%)을 조금 넘었다. 경기도에서 전셋값이 가장 비싼 지역은 과천시(6억7천19만원)였으며 성남시(5억368만원), 하남시(4억4천423만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전셋값이 전달보다 가장 많이 오른 곳은 하남시(4.0%)였다.

경기도는 3기 신도시 청약을 노리는 이주 수요와 가을 이사 철을 앞두고 전셋값이 57주 연속 상승한 가운데, 전세보증금 10억원에 거래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판교푸르지오그랑블' 전용 98㎡는 지난달 29일 전세보증금 10억원(15층)에 계약이 성사됐다. 7월 말 비슷한 층(16층)이 9억5천만원이었던 것보다 5천만원 상승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 경기는 내년부터 사전청약을 받기 때문에 이주하는 전세 수요가 나타나면서 일부 인기 지역의 전세 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현미 국토부장관 “전세불안 불가피…몇개월 있으면 안정 찾을 것”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1일 임대차 2법 시행으로 전셋값이 오르는 현상에 대해 "전세시장이 지금은 불안하지만 몇개월 있으면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장관은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의 전셋값 문제에 대한 질의에 대해 "과거 1989년 임대차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렸을 때도 4~5개월 정도 임대 가격이 상승하는 등 시장 혼란이 있었다"며 "이런 어려움을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슬기롭게 마음을 모아 극복해 나가면, 몇 개월 후 전세가격이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김 장관은 송언석 의원의 전세 물건이 급감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가 파악하고 있는 전세 거래량은 언론 보도에서 나오는 것과는 다르다"며 "서울 전세 거래량이 줄었다 하지만 예년에 비해선 적지 않은 숫자"라고 말했다.

김현미

그는 "(전세) 거래량이 주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얘기이기도 하다"며 "계약갱신청구권제가 도입되면 집을 내놓는 사람도, 이사하는 사람도 절대량이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과거 임대차 기간이 1년이었지만 이제는 2년이 당연한 것처럼 우리의 주거문화가 바뀌지 않았느냐"며 "앞으로는 4년 거주하는 문화로 자연스럽게 바뀌게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겪는 일시적인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서민 주거 안정에 도움이 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