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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이후 집값 전망…"관망세 속 대세 하락은 아직“

서울 아파트값은 5주 연속 0.01% 변동률을 기록하며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잇따른 고강도 부동산 대책에도 시장은 계속 강보합세 속에서 극심한 눈치보기만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에도 서울 등 수도권의 주택 시장이 거래절벽 속에 강보합·관망세가 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난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속에 길면 2년 뒤까지도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아파트

▲"거래절벽에 관망세 짙어질 것…대세 하락은 아직 아닌 듯"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 주택시장 전망에 대해 관망, 보합, 위축, 기싸움, 혼조세 등의 키워드를 내놨다.

최근 부동산 시장은 6·17대책과 7·10대책 등 수요 억제책과 8·4 공급대책 등 주택 공급 방안까지 시장에 쏟아내 당장의 매수세는 위축된 분위기다.

하지만 급매가 쏟아지며 가격이 내리기보다는 다주택자와 법인 등의 눈치 보기가 계속되면서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추석 이후에도 이런 분위기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였다.

3일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추석 이후에도 전반적으로 거래가 위축되는 가운데 규제가 덜한 중소형·중저가 주택은 강보합세를, 초고가·재건축 아파트는 보합세를 견지하며 급등 후 횡보하는 고원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도 "추석을 지나 연말까지 거래는 둔화하고 보합 내지 국지적 하락세를 보이는 곳이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잇단 대책으로 수요를 억제하고 있어 이런 조건을 모두 무릅쓰고 섣불리 거래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교수는 "이런 상황이면 자연스럽게 주택 거래가 줄고 가격 상승세는 둔화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매도자들이 일단 버티기에 나설 가능성이 커 당장 가격이 크게 하락하거나 과거 수준으로 회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런 추세는 연말까지 갈 것으로 보이며, 이 정부 내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 6월 재산세 부과를 앞두고 연내나 혹은 내년 상반기에 다주택자들이 얼마나 매물을 내놓을지가 관건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서울 강남권 아파트의 경우 강보합에서 횡보 중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다주택자들의 매도 고민도 깊어질 것"이라며 "내년 5월까지 시간이 있지만, 별다른 이슈가 없으면 일시적인 매물 출시나 가격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소장 역시 "지금 상황이 매물이 쌓이고 안 팔려서 가격이 내려가는 패턴이 아니라 여전히 중저가 아파트에 대한 무주택자의 수요가 남아 있는 상황이어서 조정이 돼도 소폭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 소장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양천구 목동, 노원구 등에서 추진되는 재건축 사업의 향방도 주택시장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은행 안명숙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 역시 "현재 관망세가 강하지만 대세 하락으로 보이진 않는다"라며 "청약 가점이 낮아 당첨이 어려운 30대나 전셋값 급등에 지친 일부 수요가 매매로 돌아설 가능성도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안 부장은 "정부가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등 시장에 공급 신호를 줘 '패닉바잉'(공황구매)이 진정된 측면이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늦은 감이 있지만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과 재건축 규제 완화가 물량 부족을 우려하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킬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부동산

▲"전세난 계속될 것"…"통계 안정적이어도 체감지수 상당히 높을 듯"

추석 이후 전세 시장은 여전히 불안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다수 전문가가 전세 품귀와 전세난 심화를 우려했다.

조주현 교수는 "임대차 시장이 문제"라며 "임대차 3법으로 세를 주는 것이 어렵게 되면서 매물 부족으로 전세금이 상당히 많이 오를 것 같다. 전세의 월세 전환도 계속되고, 전세 불안이 매매 시장을 자극해 집값 하락을 막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김규정 소장은 "전세 부족이 여전해 추석 후에도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전세가격 불안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소장은 "4분기 아파트 입주가 예년보다 적은 것은 아니지만, 변화된 환경으로 새 아파트의 전세 물건이 예전보다 많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전세 불안이 계속되면 중저가 아파트값도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새 임대차 법 시행 이후 현장에서는 여전히 사례별로 혼선이 많은 상황"이라며 "전셋값 급등에 지치고 임대차 시장 혼란에 치인 수요자 가운데 대출이 가능한 계층에서 중저가 주택 구매에 나설 가능성도 여전하다"고 봤다.

박원갑 위원 역시 "당분간 전세 품귀로 시장 불안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위원은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을 이용해 재계약에 나서는 세입자가 많이 증가하면서 전세 품귀가 심화하고, 집주인들이 4년치 보증금 상승분을 미리 올려받으려 하면서 전셋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전세 종말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위원은 "다만 보증금 반환에 필요한 자금과 시간 등을 감안할 때 10년 안에 완전히 월세로 가기는 어렵고 반전세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3기 신도시 등 신규택지 주택 공급이 전세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안명숙 부장은 "세입자 10명 중 9명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재계약하는 경우 주거 안정이 확보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남아 있는 1∼2개의 전셋값이 오르면 실제로는 가격 상승으로 받아들여진다"며 "3기 신도시 등 수요가 임대차 시장에 남아 있으면서 전세 시장을 압박할 가능성도 크다"고 했다.

안 부장은 "앞으로 1∼2년은 녹록지 않다"며 "입주 물량이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가 3기 신도시는 2024년에야 실제로 공급이 이뤄지기에 그때까지 전세 문제가 계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김인만 소장도 "통계 지표는 전셋값 상승률이 높지 않게 나와 안정적인 것으로 보일 수 있어도 실제로 전세를 구하는 이들의 체감지수는 상당히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