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산업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를 최대 1.8배 향상한 'DDR5'를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
SK하이닉스는 6일 2018년 11월 16Gb DDR5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후 인텔 등 주요 파트너사들에 샘플을 제공해 다양한 테스트와 동작 검증, 호환성 검증 등을 마쳤다고 6일 밝혔다.
JEDEC(국제 반도체표준협의기구)가 올해 7월 차세대 D램인 DDR5의 표준규격을 공식 발표한 이후 SK하이닉스가 처음 출시 계획을 공개한 것이다.
회사측은 내년 3분기부터 DDR5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고성능 DDR5를 채용할 수 있는 CPU(중앙처리장치)가 개발되지 않아 당장 시판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DDR5의 개발이 완료돼 향후 DDR5 시장이 활성화되면 언제든지 제품 판매가 가능하다"며 "인텔 등 CPU 업체와 협업을 통해 DDR5 채용 가능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DDR5에 지원하는 CPU(중앙처리장치)가 2022년까지 출시될 것으로 본다.

◆ DDR5, 전작과 다른 점은?
DDR5는 차세대 D램 규격으로 빅데이터,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에 최적화된 초고속, 고용량 제품이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머신러닝은 4차 산업시대의 주요 키워드로 거론된다.
DDR5 D램은 전송 속도가 4천800∼5천600Mbps로, 현재 판매되는 DDR4의 3천200Mbps 대비 최대 1.8배 빠르다. 동작 전압은 1.2V에서 1.1V로 낮아져 전력 소비를 20% 감축할 수 있다.
칩 내부에는 오류정정회로(ECC)를 내장해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D램 셀(Cell)의 1비트(Bit) 오류까지 스스로 보정할 수 있게 했다.
여기에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이 더해지면 256GB의 고용량 모듈 구현도 가능해진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기술을 통해 DDR5 채용 시스템의 신뢰성이 종전보다 약 20배 향상되고,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과 운영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 삼성전자 "DDR5 내년 양산 예상"
삼성전자도 DDR5 출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말 실적발표 이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하반기에 DDR5 출시(양산)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주요 업체와 협업을 진행 중이고 내년 하반기 DDR5가 출하되면 2023년 하반기∼2024년 상반기 시점에는 (DDR5가) 시장의 메인 제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지난 해 10월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의 미주법인 사옥에서 가진 '삼성 테크 데이' 2019'를 통해 "최고 속도·최대 용량의 DDR5 D램, 모바일 LPDDR5, 초고속 GDDR6, HBM3 등 차세대 프리미엄 라인업을 적기에 양산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DDR5 비중, 4년 후 절반 가까이 이른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DDR5의 수요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해 2022년에는 전체 D램 시장의 10%, 2024년에는 43%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4년 후 절반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보인다는 전망이다.
SK하이닉스의 DDR5 첫 출시로 K-반도체는 D램 산업의 주력이 될 DDR5 시장을 선도할수 있는 위치에 일단 올라서게 됐다.
SK하이닉스 GSM 담당 오종훈 부사장은 "DDR5를 세계 최초로 출시하면서 D램 시장에서 미래 기술을 선도하게 됐다"며 "빠르게 성장하는 프리미엄 서버 시장을 집중 공략해 선도 업체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