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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V 반등… 코로나19 충격서 탈출

중국이 주요국 중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경제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중국 3분기 성장률 4.9%, 올해 나홀로 플러스 성장 기대

중국 국가통계국은 자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4.9%로 집계했다. 중국의 분기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심각했던 1분기 통계 발표 이래 최악인 -6.8%까지 떨어다가 2분기 3.2%로 급반등한 데 이어 이번에는 5% 가까이로 오르면서 확연한 브이(V)자 모양의 곡선을 그려나가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주요국 중 유일한 플러스 성장의 기대를 받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펴낸 '세계 경제 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4.4%가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중국만이 1.9%의 플러스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 활력을 반영하는 소매판매의 9월 증가율은 3.3%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 1.6%도 크게 웃돌았다.

중국 월간 소매판매는 증가율은 지난 1∼2월 -20.5%까지 추락했다가 지난 8월 0.5%를 기록해 처음으로 플러스로 돌아섰는데 이번에 상승폭이 커진 것이다.

작년 소비가 전체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한 비중은 56%에 달했다는 점에서 전체 중국 경제 정상화에서 소비 회복이 갖는 의미는 작지 않다.

로이터 통신은 "강도 높은 봉쇄 조치와 코로나바이러스 2차 감염 파도와 싸우는 가운데 세계의 정책 결정자들은 수요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중국의 견조한 회복에 희망을 걸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지속적인 코로나19 대유행과 미중 갈등이라는 대외 환경의 악화 속에서 중국 정부가 내수 극대화와 기술 자립에 초점을 맞춘 '쌍순환(이중순환) 경제' 전략을 새로 표방하면서 이룬 소비 회복의 의미는 더욱더 크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중국 국력
로위연구소 보고서 캡처

◆  미국 맹추격에 나선 중국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미국 경제가 여전히 코로나19의 충격에 허덕이는 사이 중국만 경제를 빠르게 정상화함에 따라 중국이 미국의 GDP 총량을 따라잡는 날이 2030년 초반께로 기존 전망보다 앞당겨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IMF는 이번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각각 1.9%, 8.2%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4.3%를 기록하고 내년 성장률도 낮은 기저효과에도 3.1%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정을 바탕으로 계산하면, 2021년 중국의 GDP는 15조8천억 달러로 미국의 GDP 21조2천억 달러의 약 75%에 근접하게 된다.

왕타오(汪濤) UBS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10년 후인 2030년 미국과 중국의 GDP가 각각 26조6천억 달러, 26조8천억 달러가 되어 GDP 총량 기준에서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경제 대국의 자리에 올라설 것으로 내다봤다.

호주 싱크탱크인 로위연구소가 내놓은 2020년 아시아 파워인덱스에서 중국은 경제역량 순위서 1위를 기록했다. 로위연구소는 경제역량, 군사역량, 위기극복력(resilience), 미래자원 등 4개 자원 지표와 경제적 관계, 국방 네트워크, 외교 영향력, 문화 영향력 등 4개 영향력 지표를 평가해 총점 형식으로 포괄적 국력을 산출한다.

전체적으로 미국이 81.6점으로 선두를 달렸고 중국은 76.1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로위연구소는 "전체 국가들 가운데 상대적 국력이 가장 크게 떨어진 곳이 미국"이라고 밝혔다.

국력 미국 중국
로위연구소 보고서 캡처

◆ 미중관계 불안과 코로나19 재확산은 변수

다만 중국 경제의 회복세가 뚜렷해졌지만 신냉전으로 불릴 정도로 악화한 미중 관계는 여전히 중국 경제 전반에 짙은 불확실성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중국의 주요 교역 상대방인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일로라는 점 역시 중국 경제에 부담 요인이다.

또한 코로나19 사태 이후 여전한 중국 내 고용 불안, 양극화 심화, 가계·기업 부채 증가, 유동성 확대로 인한 주택 가격 상승 등 문제는 여전히 중국 당국의 경제 관리에 부담을 주는 요인들이다.

창수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는 "많은 것들이 미 대선 뒤의 미중 관계가 어떻게 진전될지에 걸려 있다"며 "어떠한 무역 마찰의 악화도 수출 회복을 방해할 수 있다"며 "동시에 유럽과 미국에서 다시 기승을 부리는 바이러스가 글로벌 회복을 복잡하게 만들고 중국 자체의 회복까지 방해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실업과 기업·가계 부채 증가로 인한 압력을 고려한다면 경기 회복이 얼마나 지속 가능한지는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