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임대차법 영향에 전세는 없고 월세는 올라

전국적인 전세난 여파에 월세 가격이 오르고 있다.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전세를 월세 또는 반전세로 돌리는 집주인이 늘어난 데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중과 등 늘어난 세금 부담을 월세에 반영하는 사례가 늘면서 월세 상승률 폭이 더욱 커져 서민들의 월세살이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감정원이 파악한 지난달 서울 주택 월세 수급동향 지수는 115.3이다.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공급 대비 수요가 더 많다는 의미다. 강남지역(116.1)과 강북지역(114.4) 모두 월세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인 아파트실거래(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에서 전세보다 월세가 많은 곳은 종로·강남·용산·중구 등 4곳이었다.

▲임대차2법·종부세 등 세금 부담 강화…전세는 없고 월세는 올라

임대차법 시행과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상승으로 전세의 월세 전환도 늘고 있다는 게 현장의 분석이다.

최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제공하는 계약일 기준 부동산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전세 거래는 9315건, 11월 6930건, 12월 5890건으로 거래량이 지속해서 줄어들었으나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 치를 초과'하는 준전세 거래는 10월 1724건에서 11월 2603건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월세 거래도 3832건에서 4516건으로 늘었다.

전세 거래량은 줄어드는 데 바해 반전세 및 월세 거래량은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세의 월세화 속도가 빠르고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전세난은 더욱 심화되고 월세 가격 상승세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서울 외곽 지역에서도 월세가 100만 원을 넘어서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주공9단지 전용 79㎡는 지난해 중순까지는 보증금 5000만원, 월세 80만 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5일엔 보증금 5000만원, 월세 120만원까지 올랐다. 구로구 개봉동 현대 전용 84㎡도 지난해 초엔 보증금 1억원, 월세 80만원 선에서 최근엔 보증금 1억원에도 월세 110만원을 줘야 한다.

▲ 지난 12월 전국 월세 가격 상승폭 확대

지난해 12월 한국부동산이 발표한 '12월 전국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전국 월간 주택종합 월세 가격이 0.32% 올랐다. 서울 및 수도권 등 전국을 월세 상승폭이 모두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월세 상승률을 보면, 서울은 전달 0.18%에서 0.23%, 수도권은 0.18%에서 0.26%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지방도 0.17%에서 0.38%로 상승폭이 커졌으며, 5대 광역시는 0.23에서 0.55%로 두배 가까이 월세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8개 도는 0.11%에서 0.19%. 세종시는 1.42%에서 4.06%로 월세가격이 4배 가까이 뛰었다.

이렇게 월세가격이 전국적으로 오른 데는 전세 가격 상승과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