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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인 보호를 위한 임대차 2법, 득보다 실이 더 많다

'임차인 보호'를 목적으로 시행된 임대차 2법 시행 6개월 간 전세 매물이 사라지고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일각에서 임대차법이 집값만 부추겼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비싼 전셋값에 전세 수요자들이 매매로 돌아서면서 집값이 더 올랐다는 해석이다.

임대차 2법 시행으로 기존 세입자는 현재 살고 있는 주택에 2년 더 살수 있고 계약 갱신 시 보증금 인상 부담도 덜었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전세난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신규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은 더 심화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임대차 2법 시행 6개월, 주택 매매 늘고 매물은 사라져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부동산거래현황을 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6·17 규제 이후 6월과 7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전월세 거래는 임대차 시행 직전 7월까지 빠른 증가세에서 8월부터 감소세로 나타냈다.

월별 서울 부동산 매매 건수를 보면 4월 3,003건, 5월 5,591건, 6월에 15,613건, 7월 10,660건으로 6웡 들어 매매거래가 전달에 비해 2~3배 가량 뛴 것을 알 수 있다.

전월세 거래량을 보면 4월 14,056건, 5월 14,437건, 6월 16,058건, 7월 18,452건으로 전월세 거래량이 증가 추이를 보였다. 8월 15,013, 9월 12,716건으로 감소세를 보이다 12월 9,853건으로 거래량이 1만건 밑으로 떨어지며 1년 중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계약갱신청구로 살던 집에 그대로 살려는 수요와 다주택자 규제로 본인 소유 주택으로 들어와 살려는 수요가 맞물려 전세 매물 자체가 사라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25일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주차 전·월세 통합 갱신률은 73.3%로 집계됐다. 새 임대차법 적용 전인 2019년 9월부터 2020년 8월까지 1년간의 평균 통합 갱신율 57.2%와 비교했을 때 16.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는 서울 전셋값 2억~10억원 사이의 중저가 단지 100곳을 분석한 결과다.

한편, 9월~10월(3,769~4,372건)까지 매매 거래량이 줄어들다 11월(6,350건)부터 매매 거래량이 늘고 있다.

이처럼 매매 거래량이 늘어난 데는 전세난 가중에 상당수의 실수요자들이 월세가 아닌 매매로 눈을 돌린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아파트

▲'임대차 보호' 위한 임대차2법, 전셋값만 올랐다

한편,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6개월 간 시장에서 전세 매물은 사라졌고 지난해 전국 아파트 전셋값 상승폭이 9년만에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7.32% 올랐다. 9년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전셋값이 2018년(-2.47%), 2019년(-1.78%)까지만 해도 하락했지만 지난해 7월부터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0.15~0.45% 수준에서 움직이던 전셋값이 임대차법이 통과된 7월 0.51%, 12월에는 1.02%까지 치솟았다. 올해 1월 첫째주부터 셋째주까지 누적 상승률이 0.75%에 달했다.

전세난이 서울에 이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전셋값도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임대차법 시행 이후 4개월 동안 5.08% 올랐는데, 이는 직전 8개월간의 상승분을 뛰어넘는 수치다.

경기 지역에서 하남(10.36%)을 비롯한 수원 권선(10.27%), 광명(9.40%), 용인 기흥(9.12%), 고양 덕양(8.01%) 등 서울에서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을 중심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에서 밀려난 임대차 수요가 수도권으로 넘어가면서 이들 지역의 전셋값이 급격히 오른 것으로 해석된다.

세종시는 작년 8월 이후 전셋값이 4개월만에 38.39% 폭등했다. 같은 기간 울산(11.48%), 창원(7.77%), 대전(7.54%), 천안(6.95%), 부산(4.94%) 등 전국 주요 지방의 전셋값이 크게 올랐다.

▲전문가 "시장에 공급 확대로 전세난 문제 풀어야"

전문가들은 전셋값이 이처럼 오른 원인으로 부족한 공급과 함께 매물 잠김 현상, 신규 계약시 높은 보증금 등을 꼽았다. 시장에 필요한 공급 물량이 수혈되기 전까지 전세난과 집값 상승은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