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취업자 수가 100만 명 가까이 감소했으며 실업자 수도 15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말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청년 신규채용이 줄고 정부 재정 일자리가 지난해 말 대부분 종료하면서 취업자 감소폭이 더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취업자 감소 100만 명 육박…외환 위기 이후 최대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천581만8천명으로, 1년 전보다 98만2천명 감소했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2월(-128만3천명)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취업자 감소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난해 3월 이후 11개월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1998년 1월~1999년 4월) 16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최장 기간이다.
지난해 3월(-19만5천명, 4월(-47만6천명), 5월(-39만2천명), 6월(-35만2천명), 7월(-27만7천명), 8월(-27만4천명), 9월(-39만2천명), 10월(-42만1천명), 11월(-27만3천명), 12월(-62만8천명)에 이어 새해 첫 달까지 감소세는 계속됐으나 감소폭이 100만명에 육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지난해 12월 8일 거리두기가 격상되면서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 등 대면서비스업 취업자 감소폭이 확대됐다"며 "청년 신규채용 감소, 노인일자리 종료 후 개시까지의 시차, 폭설에 따른 일용직 감소 등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월 취업자가 56만8천명 늘었기에 기저효과도 같이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60대 이상도 감소…재정 일자리 끝나니 고용 지표 착시 효과 끝났나
1월 취업자는 숙박·음식점업(-36만7천명), 도·소매업(-21만8천명), 협회 및 단체·수리 및 기타 개인서비스업(-10만3천명) 등에서 많이 줄었다.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 취업자 감소폭은 전월보다 각각 5만4천명, 2만1천명 늘었다. 이는 거리두기 강화 여파로 해석된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7만4천명)과 건설업(-2만명)도 취업자가 줄었다. 두 업종은 전월까지만 해도 취업자가 증가했던 업종이다.
연령별로 보면 취업자는 20대(-25만5천명), 30대(-27만3천명), 40대(-21만명), 50대(-17만명), 60세 이상(-1만5천명)까지 모든 업종에서 줄었다.
코로나19 사태 중 통상 20∼50대 취업자가 줄어도 60세 이상 취업자는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는데, 지난달에는 60세 이상 취업자까지 감소했다. 60세 이상 취업자 감소는 2010년 2월(-4만명)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경제활동인구조사가 연말 노인 일자리 사업이 종료된 이후 실시됐다.
1월 고용 성적표는 고용지표 착시만 유발하는 '언 발에 오줌 누기식 대책'이라고 비판을 받아온 단기 노인 일자리 사업이 지난해 말 대부분 종료하면서 심각한 고용난이 지표상으로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해석도 나온다.
단기 일자리는 대부분이 쓰레기 줍기, 강의실 전등 끄기 등으로 ‘땜질식’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시근로자(-56만3천명), 일용근로자(-23만2천명),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15만8천명)가 많이 줄었다.
통계상 취업자로 분류되는 일시휴직자는 34만6천명 늘어 89만2천명을 기록했다.
▲실업자 157만명, 비경제활동인구 1천758만명…'고용 쇼크' 우려
15세 이상 고용률은 57.4%로 1년 전보다 2.6%포인트 하락했다. 1월 기준으로 2011년(57.0%) 이후 최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4.3%로 2.4%포인트 하락했다.
15∼29세 청년 고용률은 41.1%로 2.9%포인트 내렸다.
실업자는 1년 전보다 41만7천명 늘어 157만명에 달했다. 이는 실업 통계가 개편된 1999년 6월 이후 최대다. 실업자가 150만명을 넘어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실업률은 5.7%로 1년 전보다 1.6%포인트나 뛰었다. 1월 기준으로 2000년 이후 최고치다.
15∼29세 청년 실업률은 9.5%로 1.8%포인트 상승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86만7천명 늘어난 1천758만명이다. 1999년 6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도 37만9천명 늘어 271만5천명을 기록했다. 통계를 작성한 2003년 1월 이후 역대 최대 수치다. 구직단념자는 77만5천명으로 23만3천명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