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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달러' 비트코인, 안전자산 선호 힘입어 금 지위 넘보다

대표적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가격이 5만달러에 다시 접어들면서 금과 함께 안전자산 지위를 넘볼지 관심이 모아진다.

가상화폐 사이트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18일(한국시간) 새벽 개당 5만달러를 넘어섰다.

이틀 전인 16일 밤 사상 처음으로 5만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17일 5만1천달러대를 거쳐 다시 고점을 높였다.

19일 오후 현재는 5만1천700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로써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4배 이상 오른 데 이어 올해 들어서 이미 추가로 80%가량 상승했다.

비트코인 가상화폐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은 가격 하락을 겪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48% 내린 6만3천900원에 마감했다.

역대 최고가인 지난해 7월 28일의 8만100원과 비교하면 반년 만에 20.22% 하락했다.

통상 금은 위험자산과 가격이 반대로 움직인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장의 선호가 위험자산으로 쏠려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금은 상대적 약세를 이어갔다.

여기에 금값과 반비례 관계인 금리와 달러화 가치가 상승한 영향도 크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과 이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로 위험자산 선호도가 상승했다"며 "실질금리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작아진 점, 비트코인이나 투자등급 회사채 등 금을 대체할 수 있는 자산이 많아진 점 등이 금 가격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금값

금값 약세는 최근 비트코인의 급등세와 대비돼 더욱 두드러진다. 이를 두고 가상화폐가 금을 대신할 새로운 안전자산이라는 긍정적인 해석이 나온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이후 현재(1월19일 기준)까지 금 ETF 내 자금은 46.3억달러 유출된 반면 Bitcoin Trust의 자금은 37.5억달러 유입됐다"며 "비트코인에 대한 신뢰성만 제고된다면 향후 10년간 장기적 관점에서 매력적"이라고 조언했다.

최근 비트코인 시장 진입을 공식화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리더 글로벌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도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을 금의 대체재로 거론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비트코인과 금이 상당히 많은 공통점을 가진 점은 부인할 수 없다"며 "공급이 제한되어 있고 쉽게 사고팔 수 있으며 금리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트코인은 여전히 전통 자산보다 변동성이 커 교환의 매개체로 사용하기 어렵다"며 "미래 투자 가치는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성숙도 측면에서 아직 금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재는 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최진영 연구원은 "금을 대체하기보다는 향후 금과 동등한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한편 비트코인은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개발자 '사토시 나카모토'가 만든 것으로 알려져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유통되기 시작했다. 애초에는 현행 은행 시스템에 대한 저항의 의미가 큰 것으로 받아들여졌으나 최근에는 주류권의 투자나 참여가 확산하면서 '디지털 금'이라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