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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하고 국내선 다시 취항하고…곳간 채우는 항공업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항공 업계가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유상증자와 송현동 부지 매각, 화물 사업 호조, 백신 수송이라는 호재 속에 있다.

대한항공은 이달 4~5일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를 대상으로 진행한 유상증자 청약률이 104.85%를 기록했다고 8일 공시했다.

대한항공은 유상증자를 통해 총 3조3천159억원을 확보했다. 이중 1조5천억원은 아시아나항공인수에 활용하고, 나머지 1조8천159억원은 4~12월 채무 상환에 활용한다.

채무 상환 내용은 금융리스 8천712억원, 항공기 담보부 차입 1천815억원, 회사채 5천202억원, 영구채 3천800억원 등 4월부터 12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이다.

종로구 송현동 부지를 서울시에 매각하기로 잠정 합의하면서 4천500억~5천500억원의 추가 자금을 올해 안으로 확보할 가능성도 커졌다.

지난해 대한항공에 흑자를 안겨준 화물 사업은 올해에도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전 세계적으로 본격화하면서 백신 항공 수송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대한항공에 '호재'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코로나 종식 전까지 버틸 수 있는 이익, 재무 체력을 확보했다"며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반도체·기계류 운송 수요는 꾸준한 성장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KE9926편에서 화이자(Pfizer) 코로나19 백신이 하기되고 있는 모습 3
대한항공 제공

티웨이항공은 다음달 2일 부산~양양, 광주~양양 노선 운항을 4개월만에 재개한다. 양양 노선은 코로나로 운행을 중단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대구, 양양 등 지방 공항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취항했다"며 "지난해에는 국내선 중심의 신규 취항으로 LCC(저비용항공사) 국내선 수송객 수 2위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은 인터파크투어와 손잡고 코로나19 종식 이후 1년간 가격이 동결된 해외 왕복 항공권 판매에 나서고 있어 현금 확보에 도움될 것으로 보인다.

얼린 항공권 동결 코로나 티웨이항공 인터파크투어 여행
인터파크 제공

◆ 항공사의 핵심사업 여객 회복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안한 요인은 있다. 업계는 항공사 매출의 핵심인 여객 수송이 올해에도 회복되지 않으면서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호재 속에서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는 대한항공은 올해 높아 항공유 가격과 낮아진 화물 운임은 수익 감소를 볼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6월 인수가 마무리되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대한항공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인수 이후 양사의 부채비율은 927%로 대한항공 단독 기준 대비 234.1%포인트 증가하고, 유상증자로 부채를 상환한다고 하더라도 지난해 3분기 기준 대한항공이 1년 내 갚아야 할 부채는 5조2천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사상 최대 적자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정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일 LCC 지원과 공항 시설 사용료 감면 등을 담은 '항공산업 코로나 위기 극복 및 재도약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 발표대로라면 제주항공,티웨이항공,진에어,에어부산 등 LCC 를 중심으로 최대 2천억원의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지난해 적극적으로 화물 수송에 나서고, 자산을 매각하며 체력을 키웠다"며 "방심할 수는 없겠지만,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만이 올해에도 괜찮은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