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D램·낸드플래시) 가격이 올해 2분기 동반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의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2분기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이 1분기 대비 3∼8% 인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렌드포스는 "PC 제조사와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의 주문이 이어지고 있고, 데이터센터도 재고 확보에 나섰다"며 "낸드플래시 컨트롤러 공급 부족으로 SSD 등 완제품에 대한 재고 확보 움직임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공장이 지난달 중순 한파로 전력이 끊긴 이후 한 달간 셧다운 사태가 이어지면서 낸드플래시 컨트롤러 수급에 차질이 생겼고, 이로 인해 낸드플래시 가격이 예상보다 더 뛸 수도 있다고 트렌드포스는 밝혔다.
연초까지만 해도 낸드플래시 업황이 올해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는데, 예상보다 빠른 수요 증가로 업황 개선 시기가 앞당겨지는 분위기다.
이는 반도체 업계 중 최대 규모 투자가 점쳐진 삼성전자에게 호재가 될 전망이다.
◆ 대규모 투자 나선 삼성전자
증권가는 올해 D램 가격 상승으로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매출이 80조∼88조원, 영업이익은 25조∼27조원에 달하고 2022년은 이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반도체 영업이익만 최대 44조원을 넘어섰던 2017∼2018년 수준에는 못 미치겠지만 최근 2년보다는 높은 실적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시설 투자에 업계 최대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적이 좋다면 삼성전자로써는 투자금 확보가 더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시설투자 규모를 지난해와 비슷한 280억 달러(약 31조7천만원) 규모로 예상했다. 파운드리 분야 1위 기업인 대만 TSMC의 올해 시설투자 규모는 275억 달러(약 31조1천만원)로 예상된다.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은 17일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TSMC와 경쟁에 대해 질문받자 "파운드리 사업을 잘 육성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이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선두업체(TMSC)보다 시장점유율이나 생산능력, 고객 수에서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선단 공정 경쟁력은 손색이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 달성을 위해 오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연구개발(R&D)과 생산기술을 확충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