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쌍용차 주가 10년새 85% 급락·상장폐지 위기…26일 HAAH 입장 관건

쌍용자동차가 단기법정관리(P플랜) 돌입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상장폐지 위기에 직면해, 향후 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쌍용차는 2020년 회계연도에 대해 삼정회계법인에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거래소의 유가증권(코스피) 시장 상장 규정 48조에 따르면 최근 사업연도의 개별재무제표 또는 연결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이 부적정이거나 의견 거절인 경우 거래소가 해당 보통주권을 상장 폐지한다. 다만 정리매매 시작 전 감사인이 해당 사유가 해소됐음을 증명하는 의견서를 제출하는 경우 등에는 상장 폐지가 유예된다.

거래소는 "쌍용차 주권이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됨에 따라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며 이의신청시한은 내달 13일이라고 공시했다. 쌍용차 주식은 현재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쌍용차의 자본 잠식률은 작년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111.8%로, 완전 자본 잠식 상태다.

2017년 이후 매년 적자를 내고 있는 쌍용차는 작년 4494억원의 영업 손실을 내 적자 규모가 2019년(2819억원) 보다 크게 늘었다. 쌍용차의 작년 매출은 2조9502억원으로 전년 대비 18.6% 감소했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해 12월15일 경영상황 악화로 상환자금이 부족해 JP모건, BNP파리바,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로부터 빌린 대출금 600억원을 연체했으며, 해당 대출기관과의 만기연장을 추진하겠다고 공시했던바 있다.

이후 쌍용차는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으며, 12월21일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15일부터 이날 사이 외국인은 18억원어치 주식을 내던진 반면, 개인은 쌍용차 회생 기대감에 대부분 매물을 떠안았다.

지난 2010년 인도 마힌드라 그룹이라는 새 주인을 맞이한 쌍용차 주가는 2월 1만9000원을 고점으로 찍기도 했지만, 이후 주가는 10년새 85% 이상 급락해 최근 종가는 2770원에 불과하다.

2010년 이후 쌍용차 주가 현황
▲ 2010년 이후 쌍용차 주가 현황, 자료=한국거래소(KRX).

지난해 말 기준으로 쌍용차 주식을 보유한 소액주주들은 4만8381명, 보유 주식수는 3798만3069주(지분율 25.34%)다.

쌍용차의 상장폐지가 결정될 경우 7일간 보유 주식을 처분할 수 있는 정리매매 기간이 주어진다. 해당 기간에는 상한가나 하한가가 적용되지 않으며, 일반적으로 상장폐지 결정 직전의 주가 대비 10분의 1 수준에서 주식이 거래된다. 이렇게 되면 약 1052억원의 개미 투자금은 100억원대로 쪼그라든다.

한편, 쌍용차는 현재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미국의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HAAH)에 인수 의향을 밝혀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HAAH 측은 오는 26일 명확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쌍용차는 유력 투자자인 HAAH의 최종 투자 결정이 지연되고 산업은행이 지원 조건으로 '뼈를 깎는 노력'을 요구하며 사실상 생사기로에 선 상태다.

만약 HAAH의 투자 계약이 틀어지고 P플랜이 무산되면 쌍용차가 법정 관리를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 최악의 경우 쌍용차가 파산하며 협력업체마저 줄도산하는 시나리오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