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경영권 분쟁하는 한국타이어 가문, 오늘 주총서 무승부

한국타이어 가문의 장남(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과 차남(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이 경영권 분쟁이 30일 무승부를 보였다.

이날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주주총회를 가졌다.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이 추천한 후보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감사위원에 떨어졌지만,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감사위원에 조 부회장이 추천한 이한상 고려대 교수가 선임되면서 사실상 조 부회장이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에게 판정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감사위원 선임 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이른바 '3%룰'이 이 교수의 선임에 결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조 부회장이 대표이사 직함까지 걸며 추진한 지주사의 감사위원 선임에 성공한 점을 고려하면 1대1 무승부에도 조 부회장이 그룹 내 영향력을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형제간 표 대결이 벌어진 감사위원 선임 외 다른 사내·사외이사 선임 건은 모두 이사회 원안대로 가결됐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총에서는 이수일 대표, 박종호 사장 등의 사내이사 선임과 표현명 케이티 사외이사 등 3명의 사외이사 선임이 가결됐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한국타이어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제공

한편 한국타이어가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해 조 사장이 시간외 대량매매로 아버지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 지분 23.59%를 모두 인수해 한국앤컴퍼니 최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수면 위로 부상했다.

이번 주총 표 대결이 무승부가 되면서 경영권 분쟁의 불씨도 꺼지지 않게 됐다.

조 부회장과 장녀 조 이사장이 '연합 전선'을 형성해 경영권 분쟁 2라운드를 개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 이사장은 그동안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주총에서 조 부회장과 함께 주주 제안을 했다.

조 사장에게 지분을 모두 넘긴 조양래 회장에 대한 법원의 한정후견 판결도 향후 형제간 분쟁에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지분율은 한국앤컴퍼니 30.67%, 조양래 회장 5.67%, 조 이사장 2.72%, 조 사장 2.07%, 조희원씨 0.71%, 조 부회장 0.65%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