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5일 이사회를 열어 7월 31일자로 MC사업본부가 맡은 모바일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이어 MC사업본부의 생산 및 판매를 종료한다고 영업정지를 공시했다.
LG전자는 영업정지 사유에 대해 "사업 경쟁 심화 및 지속적인 사업 부진"이라며 "내부 자원 효율화를 통해 핵심 사업으로의 역량을 집중하고 사업구조를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종료로 단기적으로는 전사 매출액의 감소가 있을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사업 체질 및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LG전자는 올해 1월 20일 모바일 사업의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그동안 적자 규모는 5조원에 달한다.
◆ 기존 인력은 재배치
MC사업본부 직원은 LG전자 타 사업본부 및 LG 계열회사 인력 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배치한다.
오는 7월 출범하는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분야 합작법인 등에 전환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가진 휴대폰 사업의 자산과 노하우는 미래 사업을 위해 활용한다. 6G 이동통신, 카메라, 소프트웨어 등 핵심 모바일 기술은 차세대 TV, 가전, 전장부품, 로봇 등에 필요한 역량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모바일 기술의 연구개발은 유지하기로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2025년경 표준화 이후 2029년 상용화가 예상되는 6G 원천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며 "이를 통해 자율주행은 물론 사람, 사물, 공간 등이 긴밀하고 유기적으로 연결된 만물지능인터넷(AIoE) 시대를 대비한다"고 설명했다.

◆ LG 휴대폰 고객과 협력사에 대한 조치는
LG전자는 통신사 등에 계약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5월 말까지 휴대폰을 생산하고, 휴대폰 사업 종료 이후에도 구매 고객과 기존 사용자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충분한 사후 서비스를 지속할 방침이다.
LG전자는 홈페이지 공지문을 통해 "사업 종료 후에도 구매 고객 및 기존사용자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사후 서비스를 기존과 다름없이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서비스센터 내 스마트폰 AS를 담당하는 인력을 당분간 유지할 방침이다. 전국에 걸쳐 보유한 가전 AS 인력도 필요하면 스마트폰 AS 업무를 병행할 수 있기에 이전과 다름없는 수준으로 AS를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작년 출시된 LG 벨벳과 LG 윙 등 스마트폰 부품 재고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기존 MC사업본부 인력 일부를 남겨 유지보수한다는 방침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으나, 기존대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2년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3사가 운영 중인 LG전자 스마트폰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은 비슷한 출고가의 다른 제조사 폰으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종료에 따른 협력사 손실에 대해서는 보상을 지속해서 협의할 예정이다.

◆ LG전자의 미래는 성장사업 가속화
LG전자 휴대폰 사업 철수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선택과 집중' 원칙이 적용된 것으로 해석된다.
LG는 의사결정은 과거엔 타 기업보다 보수적이었으나, 구 회장 취임 후 사업성이 높지 않은 '돈 안 되는' 사업들을 빠르게 정리해 신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광모 회장은 최근 주주총회 인사말을 통해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비핵심 사업을 정비하고 주력 사업과 성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한다"며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며, 고객 중심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도전을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가전과 전장, B2B(기업 간 거래) 등 '삼각편대'로 사업 구조를 재편해 미래 성장에 대응한다.
아울러 빅데이터, AI, 사물인터넷, 로봇 등 분야에서 국내외 스타트업에 투자해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에도 더욱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