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HAAH오토모티브, 시간 더 달라는 것 같다"
내년 대선인만큼 정부 역할 회피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회생절차로 몸집 줄여 인수자 모을 듯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기업회생절차 수순을 앞두고 있는 쌍용자동차를 두고 몇가지 소식을 전했다.
은 위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업권 대표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할 수 있다면 노사, 채권단, 협력업체 모두가 양보해서 쌍용차가 살아나는 게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쌍용차 회생을 위한 노력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유력 투자자로 거론된 HAAH오토모티브가 시간을 달라고 한 것 같다고 그는 전했다.
은 위원장은 "저희가 (HAAH오토모티브로부터 투자의향서 제출을) 기다렸지만 오지 않았지만, 그냥 안 하겠다고 한 것은 아니고 시간을 더 달라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하는 쪽에는 시간을 계속 끌 수는 없는 거니까 빨리 의견을 달라고 해야 할 것 같고, 의견이 오지 않으면 더는 (투자의향이) 없는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법원에도 이런 사정이 됐으니까 조금 더 시간을 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지 않을까 싶다"며 "그때도 오지 않는다면 회생절차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후 P플랜(단기법정관리)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지만 결국 투자자인 HAAH오토모티브로부터 투자의향서(LOI)를 받지 못하면서 회생절차 개시 수순에 돌입하게 된 상태다.

◆ 법원은 채권단에 의견 구해
서울회생법원은 회생절차 개시 여부에 대한 채권단 의견도 물은 상태다.
법원은 이르면 오는 8일, 늦어도 다음주 중으로 쌍용차에 대한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법정관리 개시를 위한 수순에 돌입한 만큼 전적으로 '법원의 시간'이 됐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미래가 담보된 사업 계획서 없이는 지원을 못 한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쌍용차에 대한 역할이 필요하다면 회피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은 위원장은 "정부가 지혜를 모으는 과정에 역할을 해야 한다면 그 부분은 당연히 회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쌍용차 파산시 쌍용차 임직원은 물론이고, 종업원 100∼200명 규모의 협력업체 최소 15곳과 식자재 등 일반 구매 업체 300곳 등의 줄파산을 포함하면 직접적인 실업자만 2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2만명이 넘는 실직자를 양산하도록 손 놓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최선의 수는 몸집줄이기
일각에서는 회생절차를 통한 쌍용차의 몸집 줄이기를 최선의 수로 본다.
업계에서는 법정 관리 후 쌍용차를 인수할 의향이 있거나 인수 의향을 표시한 후보자가 국내 전기버스 업체인 에디슨모터스를 포함해 3∼4곳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HAAH오토모티브도 2천800억원 정도를 투자할 계획이었던 점을 고려해 2천억∼3천억원 정도의 현금 투입이 가능한 일부 업체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안다"며 "구조조정 후에 들어오면 승산이 있다고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