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내도 반도체 부족이 변수
제품 가격 인상에 인플레이션 가능성도
정부·여당은 전폭 지원 약속 "반도체 세계대전 이기겠다"
글로벌 반도체 부족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자동차 뿐 아니라 다른 업종으로 번질 가능성이 나온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22일 레저용 차량(RV) 등 고수익 차종의 판매 호조에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각각 1조6천566억원과 27조3천90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91.8%, 8.2% 증가했다고 22일 공시했다.
기아의 1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각각 1조764억원과 16조5천81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각각 142.2%, 13.8% 증가했다.
현대차·기아는 이같은 호실적 속에서도 컨퍼런스콜에서 웃지 못했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데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지난 7∼14일 코나를 생산하는 울산1공장이 전방 카메라 반도체 부족으로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도 이달 들어 4일간 가동을 멈췄다. 현대차는 5월에도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 역시 올해는 '공급 리스크'에 성패가 달렸다고 진단했다. 특히 5월을 반도체 수급에 있어 '보릿고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는 반도체 수급난에 대비해 대체소자 발굴 추진, 연간 발주를 통한 선제적 재고 확보, 유연한 생산 계획 조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생산차질 가능성이 나온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정보통신기술 전시회 '월드 IT쇼 2021'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생산차질 가능성과 관련해 "올해까지는 (반도체 공급이) 잘 유지가 될 것"이라며 "이 상태로 계속 간다면 그런 경우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부족은 전 업종으로 퍼질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에게 악영향도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는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빚는 산업이 늘어나면서 관련 제품 가격이 올해 최대 3%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최대 0.4%포인트 올라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TS 롬바르드의 경제학자인 로리 그린은 반도체는 전 세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석유"라면서 반도체 부족 사태는 현재 진행되는 변화의 속도와 규모를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 정부·여당은 반도체 업계 전폭지원 약속 "반도체 세계대전 이기겠다"
한편 정부와 여당은 반도체 업계에 대한 전폭지원을 약속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임원 출신인 양향자 의원은 23일 반도체기술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늦어도 8월까지 반도체 산업 지원 특별법을 내놓을 것"이라며 "경쟁국의 지원책을 압도하는 수준으로, 파격적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의 초파격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첫 과제로 당장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대통령 시행령으로 가능한 수준의 지원책과 규제 완화책은 대통령께 건의드릴 것"이라고 했다.
앞서 문제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배터리는 우리에게 제2의 반도체와도 같다"고 규정한 데 이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종합적인 지원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