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미국에서 판매된 소형 SUV 중 한국GM 생산 분이 3분의 1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GM의 미국 시장 선전에도 반도체 수급 상황이 나아지지 않은 점은 변수다.
25일 한국GM에 따르면 국내서 생산한 트레일블레이저는 올해 1분기 미국에서 총 2만5천24대 판매되며 미국 소형 SUV 시장에서 1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혼다 HR-V(2만6천175대)를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오랜 기간 한국GM의 수출 효자 모델이었던 쉐보레 트랙스는 1만6천955대 팔리며 6위를 차지했고, 뷰익 앙코르는 6천229대로 12위였다.
한국GM에 따르면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한 소형 SUV 모델의 1분기 미국 판매량은 6만6천643대로, 미국에서 판매된 15개 소형 SUV 모델 전체 판매량의 30%를 웃도는 수준이다.
◆ 카젬 사장 미국 다녀왔지만, 공장 가동은 불완전
업계에 따르면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이달 초 미국에서 GM 본사 경영진을 만나 한국GM 미래 계획과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 등의 현안을 논의했다.
카젬 사장은 이번 출장에서 한국 시장·공장 가동 현황 등을 보고하고, 본사 차원의 차량용 반도체 수급 계획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국GM에 반도체 물량을 충분히 배정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카젬 사장은 신차 생산 물량을 국내 공장에 배정해달라는 노조의 입장도 적극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카젬 사장의 출장은 한국GM 경영정상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한국GM의 경쟁력을 '어필'하며 본사 투자를 끌어내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젬 사장의 출장 이후 부평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생산 재개 이후에도 감산이 이뤄진 점을 미뤄보면 본사에서도 반도체 수급난을 해소할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26일부터 부평1·2공장의 가동을 절반만 재개했다.
한국GM 부평1·2공장은 앞서 언급된 트레일블레이저, 말리부, 트랙스를 생산한다.
미국 시장 선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필수다.
업계에서는 한국GM의 누적 생산 차질 규모를 1만7천여대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GM은 국내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먼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생산 차질을 겪으며 지난 2월 8일부터 부평2공장의 가동률을 50%로 유지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