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미터 조사서 반대 응답 20대 47.8%, 30대 42.6%...타 연령대보다 높아
가상화폐 과세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2030 세대의 반대가 다른 연령대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는 YTN 의뢰로 지난달 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가상화폐에 세금을 부과하는 데 대한 생각을 물은 결과를 지난 3일 공개했다.
연령대별로는 가상화폐 투자에 적극적이라고 알려진 20대에서 세금 부과 반대 입장이 47.8%로 나타나며 찬성(47.5%) 의견을 미세하게 앞질렀다.
다만 '2030'으로 함께 묶이는 30대 역시 세금 부과 반대 입장이 40%대(42.6%)로 집계돼, 평균 30%대를 보인 다른 연령대보다는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전체적으로 53.7%는 '찬성한다', 38.3%는 '반대한다'와 다르다.
2030 세대는 코인 거래소 신규가입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올해 1분기 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 등 4대 거래소의 신규 가입자 250만명 가운데 2030 비중은 63.5%에 달했다.
2030으로 통칭하지만 투자 대상이나 성향은 여러 층위를 갖고 있다. 부모 찬스와 번듯한 직장이 있어 수억원의 현금 동원이 가능한 젊은층은 아파트 시장으로 몰렸다.
하지만 현재 서울의 아파트 평균 가격은 11억원, 수도권 아파트의 중위 매매가격은 7억원이다. 쌓아놓은 재산이 없다면 영끌을 한다고 해서 주택에 도전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서울에 거주하는 가구가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아파트를 장만하려면 12년 이상 걸린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집 투자 대열에 뛰어들기 어려운 젊은층은 위험도는 높지만 잘하면 한몫 잡을 수도 있는 증시와 코인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시장 접근이 어려운 젊은층은 상대적으로 큰돈 없이도 자산 증식을 노려볼 수 있는 주식이나 가상화폐 쪽에 예전보다 훨씬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 절박한 현실에 있는 2030
2030은 절박하다. 집과 돈, 일자리는 40대 이상의 기성세대가 쥐고 있다. 젊은층은 노력한다고 해서 집과 돈, 일자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토로한다. 직장 내에서는 연공서열이라는 높은 벽에 가로막혀 있다.
은성수 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청원한 '30대 평범한 직장인'은 "4050 기득권층은 부동산 상승 흐름 속에서 쉽게 자산을 축적해놓고 '존버(끝까지 버티기)'로 2030의 기회를 가로막아 청년 실업대란을 만들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산업구조 변화와 노동시장의 경직성으로 인한 일자리 부족, 주택 정책 실패에 따른 집값 급등이 젊은층의 좌절이나 위험자산 선호 현상과 연관된 것으로 여겨진다"고 했다.
심리적으로 쫓기다 보니 젊은층의 투자 행태는 극단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 인생 한 방 외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기완선 국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요즘 젊은이들은 과거 세대보다 취업이 어렵고 자산 증식이 쉽지 않아 경제적 결핍감이 심하다"면서 "이를 해소하려는 조급증에서 투자 행태가 도박으로 흐르기도 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부채를 이용하는 투자 형태를 경계한다.
성태윤 교수는 "특히 위험한 것은 부채를 이용하는 행태의 투자 확대"라면서 "이에 대한 적절한 제어방안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