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세에 전국 상위 20% 주택가격이 처음으로 평균 11억원을 넘어섰다. 고가주택과 저가주택 간에 가격 차이가 12년 만에 최고를 기록하며 부동산 자산 양극화가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이달 전국 5분위(상위 20%) 주택가격은 평균 11억379만원으로, KB가 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11억원을 넘긴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5분위 주택값은 1년 전과 비교하면 28.1%(2억4179만원) 올랐고, 2년 전보다는 47.9%(3억5767만원) 뛰었다.
서울의 경우 작년 12월 5분위 주택 평균 가격이 2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불과 4개월 만에 21억7749만원으로 7000만원 올랐다.
서울의 5분위 주택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하면 3억2329만원(17.4%), 2년 전보다는 5억5449만원(34.2%) 올랐다.
전국 기준으로 보면 고가 주택값의 오름폭에 비해 저가 주택값 상승폭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이달 전국 주택 1분위(하위 20%) 평균가격은 1억2386만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8.3%(954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2년 전과 비교해도 상승 폭은 9.2%(144만원) 수준이다.
1분위 주택값은 2019년 1월 평균 1억1601만원에서 작년 1월 1억1216만원으로 3.4%(385만원) 떨어졌고, 작년 들어 다시 오르기 시작해 이달 1억2386만원까지 상승했다.
최근 2년 동안 가격 상승을 따져보면 5분위 주택값이 3억5000만원 넘게 오르는 사이 서민층이 거주하는 1분위 주택값은 1천만원 남짓 오른 셈이다.
이런 영향으로 지난달 전국 주택의 5분위 배율은 8.9로, KB 통계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주택 가격 상위 20% 평균(5분위 가격)을 하위 20% 평균(1분위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도권 주택 5분위 배율은 6.1로 지난달(6.2)보다 낮아졌다. 서울은 5.0에서 4.9로, 경기는 4.5에서 4.4로 각각 내려갔다.
수도권 5분위 배율은 지난해 1∼6월 6.4에서 6.5(7월)→6.6(8월)→6.8(9월)→6.9(10월)로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며 저가-고가주택간 가격 격차가 벌어지는 현상을 반영했다.
그러나 작년 11월∼올해 2월에는 6.8을 유지하다가 이후 6.6(3월)→6.4(4월)→6.2(5월)→6.1(6월)로 내리며 올해는 작년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수도권의 경우 저가 주택값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1분위 주택값은 최근 1년간 30.6%(5664만원) 올라 같은 기간 5분위 주택값이 23.7%(2억8159만원) 오른 것과 비교했을 때 상승 폭이 더 컸다. 서울·경기 5분위 배율도 수도권과 유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