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부족으로 전셋값이 오르는 등 전세난 우려가 커졌다. 전세 공급 부족 수준을 보여주는 전세수급지수도 15주 만에 최고치로 기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세난 해결을 위해서 공급 물량을 늘려야 한다고 제언한다. 공급 부족에 따른 수급불균형으로 전셋값이 뛰고, 전셋값 상승이 집값으로 반영돼 주거 불안은 더 악회되는 악순환을 우려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신규 주택 공급까지 일정 기간이 걸리는 만큼 전세난과 집값 모두 단기적인 해결은 어려울 것이라고 시각도 있다.
▲'전세 매물 찾기 쉽지 않다' 공급 부족에 전셋값 뛴다
2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지난달 28일 조사 기준) 서울의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주(110.4)보다 0.2포인트 상승한 110.6으로 집계됐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공급 부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추출한다. 1∼200 사이 숫자로 표현되며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공급 부족을, 낮을수록 수요 부족을 뜻한다.
서울과 수도권의 전셋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1일 발표한 6월 4주(28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로 상승세가 확대했다. 정비사업 이주수요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올랐다.
서초구는 0.34% 상승했다. 6월 반포주공1단지 1ㆍ2ㆍ4주구(2120가구) 이주 등으로 높은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졌다. 하반기 1490가구 규모의 3주구 역시 이주를 앞두고 있어 재건축 이주 수요에 따른 전셋값 상승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송파구 0.19%, 강동구 0.15%, 강남구 0.12%, 동작구 0.16% 등도 높은 전셋값 상승세가 나타났다.
이처럼 시장에 풀리는 전세 매물 찾기가 쉽지 않아지면서 서울 전셋값이 가파르게 올랐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평균이 6억1000만원을 넘어섰다. KB주택가격동향 월간 시계열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4억2619만원이었던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지난 5월에는 6억1451만원으로, 지난 4년 동안 1억8832만원(44.2%) 올랐다.
▲임대차2법·재건축 수요 등 전세 수요 많은데 공급 부족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를 보면 지난해 상반기 110 안팎에서 움직이다 임대차2법 시행 이후 지난해 11월 133.3까지 올랐다.
올해 2월까지 줄곧 120을 웃돌며 전세난을 반영했다. 2·4 주택 공급대책 발표 등의 영향으로 3월 110선, 4월 마지막 주에는 103.3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임대차법 시행에 따른 매물 잠김이 심해지고 반포·노량진 등의 재건축 이주수요로 인한 물량 부족 등의 영향으로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주(110.4)에는 3월 셋째 주(112.5) 이후 처음 110선 위로 오른 후 이번 주에는 15주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서울을 5개 권역으로 나누면 서초구 등 강남 3구가 속한 동남권이 지난주 114.0에서 이번 주 114.2로 오르며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동남권에서는 지난달부터 서초구 반포 1·2·4주구 총 2천210가구가 이주를 시작하고, 3주구 1천490가구는 하반기 이주를 시작할 예정이어서 전세 물량 부족으로 인한 전세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서초구 아파트 전셋값은 한 달 넘게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에서 최근 집값 상승이 가장 가파른 노원구 등이 속한 동북권도 114.3으로 전주(114.1)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종로·중구가 있는 도심권은 104.1로 전주 대비 1.4포인트, 마포·서대문구가 속한 서북권은 111.1로 0.5포인트 올랐다. 양천·영등포·동작구 등이 있는 서남권은 105.4로 0.7포인트 내렸다.
수도권도 지난주 112.1에서 이번 주 113.1로 이 지수가 올랐다.
서울과 함께 경기가 112.9에서 114.4로, 인천이 113.2에서 114.0으로 모두 오르면서 전세난 우려를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