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과 전월세를 감당하기 어려워 서울을 떠나는 인구가 올해 10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을 떠나 경기도와 인천 등 수도권으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수도권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 '집값 부담에 서울 떠난다' 올해 10만명 넘을 듯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의 국내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서울을 떠난 인구(전출자)는 전입 인구보다 4만4118명이 많았다. 인구 순유출은 월평균 8823명이다. 이런 추세라면 연간으로는 서울을 빠져나가는 인구가 10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의 인구 순유출은 지난 2018년 11만230명에서 2019년 4만9588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작년엔 6만4850명으로 늘었고, 올해 들어서는 증가 폭이 커지고 있다.
최슬기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서울을 떠난 인구는 대부분 서울권으로의 통근이 가능한 경기도나 인천 등 수도권에 정착하고 있다"면서 "주택 문제가 가장 큰 요인"이라고 했다.
작년의 경우 서울에는 직업과 교육 등의 문제로 7만5900명이 순유입했고 주택 문제, 가족 문제, 주거나 자연환경 문제 등으로 14만700명이 순유출했다. 이 중 주택 문제에 따른 순유출은 7만9600명으로 전체의 절반이 넘었다.
이런 흐름은 주민등록 인구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현재 서울 인구는 956만5990명으로 작년 동월대비 15만4천856명이 감소했다. 여기에는 전입·전출에 출생·사망까지 포함됐다.
반면 경기도 인구는 올해 들어 6개월간 7만3654명이 증가했다. 경기도 인구는 지난 1년간은 16만2668명, 그 전 1년간은 17만80842명 늘었다.
▲ 수도권 집값과 전셋값 상승폭 가팔라
서울과 수도권 집값과 전셋값 상승률이 가파르다.
한국부동산원은 7월 첫째 주(5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값이 0.15% 올라 지난주(0.12%)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고 8일 밝혔다.
이는 2019년 12월 셋째 주(0.20%) 이후 1년 6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도봉구(0.14%→0.16%), 강북구(0.08%→0.10%), 은평구(0.07%→0.13%), 중랑구(0.13%→0.16%) 등 외곽 지역도 전주 대비 상승 폭을 키웠다.
수도권은 3주 연속 0.35%로 부동산원이 주간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경기가 0.43%, 인천은 0.57%에서 0.46%로 오름폭이 줄었다.
경기·인천은 GTX 효과 등 교통 개선 및 개발 기대감으로 안양 동안구(0.93%), 군포시(0.76%), 의왕시(0.73%), 오산시(0.71%), 안산 단원구(0.70%), 인천 계양(0.62%)·연수(0.54%) 등 위주로 올랐다.
특히 서울과 인접해 통근이 가능한 지역의 집값은 지난 1년간 엄청나게 뛰었다. 고양시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년 새 45.6% 상승했다. 김포시는 45.0%, 의정부시는 44.5% 각각 치솟았다.
안산시(37.7%), 시흥시(37.6%), 용인·광주시(37.4%), 양주시(35.5%), 의왕시(35.1%) 등도 많이 올랐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17.86% 뛴 6억2678만원, 단독주택은 7% 오른 3억7580만원, 연립주택은 11.20% 상승한 2억2507만원이었다.
경기도 주택의 평균 전세가는 아파트가 1년 전보다 15.89% 오른 3억4938만원, 단독주택은 3.51% 상승한 2억4711만원, 연립주택은 8.32% 오른 1억2628만원이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주택가격과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수요가 경기·인천 등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다"면서 "작년에는 수원 용인 성남 등이 많이 올랐는데 올해는 작년에 다소 소외됐던 지역을 중심으로 눈에 띄게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