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과 전셋값이 모두 뛰면서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이 한달 만에 5조원이 늘었다. 이중 절반이 전세자금 대출로 이달부터 적용되는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앞두고 미리 자금을 확보하려는 수요로 주택 관련 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41조원을 돌파했다. 6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30조4000억 원으로 5월 말보다 6조3000억원 증가했다.
6월 가계대출에서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752조2000억원)이 한 달 사이 5조원 불었다. 전세자금 대출만 2조2천억원 늘었다.
신용대출이 대부분인 기타대출(잔액 277조3000억원)은 1조3000억원 늘었다. 5월(-5조5천억원) 감소한 뒤 한 달 만에 늘었지만, 4월(11조8천억원)보다는 증가 속도가 크게 줄었다.
박성진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매매와 전세거래 관련 자금 수요가 이어지고 중도금 대출 등 집단대출도 늘어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5월보다 커졌다"며 "주택자금, 생활자금 수요 때문에 기타대출(신용대출 포함)도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의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제2금융권까지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도 지난달 10조1000억원 늘었다.
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주택거래와 집단대출 확대 등으로 6조3천억원 증가했고, 5월 6조2천억원 줄었던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역시 6월에는 3조7천억원 증가했다.
제2금융권이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적용에서 빠지면서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자금 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몰리면서 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연말안에 기준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금리가 오를 경우 대출 부실화가 우려된다.
한편,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두 달 연속으로 오르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이 4월보다 약 0.01%포인트(p) 오른 0.32%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전달보다 0.01%p 오른 0.20%였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전달과 같은 0.12%, 신용대출 등 기타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0.04%p 오른 0.37%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