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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말레이시아 핀테크 기업에 투자한 이유

SK가 말레이시아 핀테크 기업인 빅페이(Big Pay)에 700억원(미화 6000만 달러)을 투자했다.

말레이시아 저가항공사 에어아시아(AirAsia)의 자회사인 빅페이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 결제 및 국내외 송금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전자지갑(스마트폰에 모바일 신용카드 및 계좌 등을 담아두고 결제하는 시스템)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Fin Tech는 Finance와 Technology의 합성어로, 금융과 정보통신의 융합을 통한 금융 서비스 및 산업의 변화를 통칭한다. 빅테이터(거대정보) 등 새로운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기존 금융기법과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 기반으로 발전하고 있다. 앱카드 등이 이에 해당 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80%를 넘고, 온라인 거래 성장률 역시 매년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핀테크 산업 전망이 밝다. 전자지갑 시장은 아직 성장 초기이고 향후 높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빅페이는 태국, 필리핀 등지에서도 이미 결제 및 송금 사업면허를 확보하고 있다. 동남아 전역으로의 핀테크 사업 확장이 가능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

SK는 이번 투자로 전략적 파트너사가 됐고 이에 빅페이가 추진하는 사업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됐다. 향후 약 450억원(미화 4000만 달러)까지 추가로 투자할 수 있는 옵션도 확보했다.

SK는 빅페이가 주도하는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 컨소시엄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 중이기도 하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은 내년 초 최대 5곳의 인터넷 전문 은행을 선정할 계획이다.

SK의 경우는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 역량과 핀테크 사업 경험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빅페이와 동남아 핀테크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할부결제, 대출 및 고객 맞춤형 금융 상품 중개 서비스 등으로 사업 모델을 확장해 원 스톱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고 SK는 지난 6일 밝혔다.

산업계 관계자는 "해외 핀테크 산업은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투자가 늘며 발전해왔다. 2019년 기준, 핀테크 도입 지수를 보면 우리나라는 싱가포르 등과 비슷한 수치를 나타내, 이용 비중이 비슷했다"면서 "핀테크 사업을 위한 SK의 움직은 계속해 있어왔다. 국내에서는 은행과 핀테크 협력을 위해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함이었다. 해외에서의 활동은 경쟁 격화 상황 속에서 이를 선점하고자 하는 움직임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