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복귀 후 첫 계열사 대표 인사를 진행했다. 김 회장은 올 해 7년만에 경영에 복귀한 상태다. 그에 대해 지난 2월 19일 취업제한이 풀렸다. 돌아온 그는 모회사이자 항공·방산 대표기업인 (주)한화 등 3개사의 미등기 임원을 맡았다. 이를 통해 그룹 전면에 나섰다.
지난 3월 공식 복귀한 그는 지난 26일 계열사 대표 인사를 단행했다. 10대 그룹 중 처음으로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를 발표한 것이다.
한화시스템 방산 부문장을 맡고 있는 어성철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 대표이사에는 폴리올레핀(PO) 사업부장인 남이현 부사장이 승진 임명됐다. 김희철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 대표는 한화종합화학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이구영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 대표이사가 큐셀 부문 대표이사로 이동한다. 한화저축은행 대표이사에는 홍정표 한화생명 전략부문 부사장이 임명됐다.
내정된 이들은 모두 각 분야를 잘 아는 이들이며 모두 1964년생이다. 이전부터 대표를 맡아왔던 이들이다. CEO 평균 연령을 낮추는 등의 파격 발탁은 없었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추진하는 신사업에 안정성을 더해주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화솔루션은 그룹의 핵심 사업이다. 김 사장은 ㈜한화 전략 부문장을 겸하고 있고 에너지, 화학, 우주 산업까지 그룹 전반의 미래 전략을 진두지휘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번 인사 이후 대외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경영에 복귀한 뒤 그는 현재까지는 지난 달 40년 가까이 친분을 이어온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을 만난 것이 유일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김 회장 복귀 이후, 그는 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 수립과 글로벌 사업 지원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됐었다. 이번 계열사 대표 인사 진행을 통해 이를 나타낸 것"이라며 "더불어, 그룹 내에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는 세 아들에 대한 승계 작업도 빨라질 것으로 관측됐는데, 무엇보다 김 회장이 장남인 김 사장이 추진하는 사업에 힘을 실어주고자 한 것을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