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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탈레반이 미군의 철수를 틈타 20년만에 아프가니스탄(아프간)을 다시 장악했습니다. 탈레반의 폭정을 우려한 많은 이들이 탈출을 위해 수도 카불의 공항에 몰린 가운데 보복과 테러가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현재 아프간 난민은 220만명에 달하고, 연말까지 50만명 이상의 난민이 더 나올 것으로 예상돼 국제사회의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
◆ 현재 아프간 상황은?
미군 철군 시한을 하루 앞둔 가운데 탈레반의 인권 탄압과 살해 위협을 우려한 많은 이들이 끊임없이 탈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미 탈레반은 여성의 학업 및 이동·복장 등 규제를 시작했습니다. 특히 수니파 무슬림인 탈레반은 시아파인 하자라족 등을 위협하고 있는데요. 수니파와 시아파간 갈등은 중동 분쟁의 근원으로 1400년전부터 계속되어 왔습니다.
현재까지 아프간에서는 약 12만명이 탈출해서 수천명은 미국으로, 나머지는 카타르 등 중동과 독일 등 유럽의 중간 경유지에서 미국이나 제3국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탈레반이 국경에 검문소를 설치한 상태라 수도 카불의 공항이 유일한 탈출구인 상황인데요. 지난 26일 IS(이라크 시리아 이슬람국·ISIS)의 자살폭탄 테러로 미군 13명과 아프간 주민 170명이 사망하고 1300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날에도 자폭테러 추정 차량이 있었는데 미군의 공습으로 제거됐고, 이날에는 공항을 겨냥한 로켓포 공격이 있었지만 미군 방어시스템에 막혔습니다.
카불의 은행들은 문을 닫은 상태이며,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식료품값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 탈레반의 뜻을 검색하는 분들이 많은데, 탈레반은 무엇이며 아프간을 장악한 이유는 무엇인가?
탈레반은 아프간 남부에 거주하는 파슈툰족을 중심으로 결성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입니다. 탈레반은 '학생'을 뜻하며, 이슬람 학교 마드라사 출신 학생이 주축을 이뤘습니다.
이번 사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아프간의 역사를 볼 필요가 있는데요. 아프간은 1979년 구 소련에 점령됐고, 당시 무자헤딘 등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소련과 냉전 중이던 미국의 지원을 받으며 항쟁을 벌였습니다.
10년 후 소련이 아프간에서 철수하고 정전 불안과 정부의 공백이 이어짐에 따라 군벌들간 내전이 일어나는 가운데, 1994년에 결성된 탈레반은 엄격한 이슬람 규율을 중심으로 3년만인 1997년에 아프간의 정권을 장악했습니다.
하지만 탈레반 정권은 2001년 미국의 공격으로 무너지는데요. 당시 9·11 사태(미국대폭발테러사건)의 주범인 알카에다의 오사마 빈라덴을 보호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알카에다는 구 소련에 맞섰던 무자헤딘을 돕기 위해 1988년 결성된 단체입니다.
미국은 탈레반 정권을 몰아내고 새 정권을 세웠지만 빈라덴을 잡는데 10년이나 걸렸고, 탈레반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습니다. 약 20년간 지속된 전쟁에 미국은 직접비용만 약 2400조원을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지난해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탈레반이 알카에다 등 테러집단과 교류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아프간에 주둔 중인 미군을 감축하겠다고 공약했고,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간의 평화협상을 도출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간 내 미군을 완전히 철수시키는 것을 진행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탈레반은 아프간 내에서의 공세를 강화해 지난 15일 약 20년만에 정권을 다시 잡았습니다. 이에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전 행정부와 탈레반 간의 평화 합의를 재평가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 IS의 테러에 대해 탈레반이 직접 응징하겠다고 밝혔는데, IS는 탈레반의 적인가? IS의 이번 테러 이유는 무엇인가?
IS는 이라크 시리아 이슬람국(ISIS)의 약칭으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이라크의 북부와 시리아의 동부를 점령하고 국가를 자처했던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단체입니다.
IS는 알카에다와 탈레반과 같은 종파인 수니파로 2004년 알카에다에 충성을 맹세하기도 했지만, 2014년 권력 투쟁 이후 결별을 선언했습니다. 이후 IS는 참수 동영상 및 민간인 학살 등 알카에다보다 더 극단적으로 '테러 경쟁'을 벌였는데요. 탈레반과도 경쟁관계이자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두 조직 간에는 화해할 수 없는 갈등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IS는 2017년 미국의 지원을 받은 시리아 민주군의 공격에 근거지를 잃었고, 이라크에서도 지배력을 상실해 아프간으로 거점을 옮겼습니다. 이번 IS의 아프간 카불 공항 자폭테러는 탈레반의 폭정을 우려한 탈출인파로 빚어진 대혼란을 틈타 존재감 회복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 향후 아프간 정세 전망은?
탈레반은 1~2주내로 새로운 정부 내각을 구성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탈레반이 구성한 정부가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한편, 카불 공항 테러 위협이 여전히 큰 상황입니다. 미군 지휘관들은 24~36시간내 공항 피격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