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선 27일(현지시간) 나흘째 주유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와 코로나19 영향으로 식료품과 기름 등 생필품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유업체 BP가 트럭 운전사 부족으로 공급을 제한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다음 날부터 사재기가 시작됐다.
정부는 기름이 부족한 것은 아니므로 평소처럼 행동하면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소비자들의 공황 심리를 진정시키지 못했다.
급박한 상황에서 외국인 트럭 운전사 5천명에게 3개월 임시 비자를 발급한다며 브렉시트에 역행하는 카드까지 꺼냈지만 역부족이었다.
영국은 올해 초 시작한 코로나19 봉쇄가 7월에 끝나면서 인력난과 인력 공급 문제를 본격적으로 겪기 시작했다.
코로나19 규제를 완화하자 자가 격리자가 급증해서 트럭 운전사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일손이 부족해 졌다. 일부 슈퍼가 문을 닫았고 식당 등 서비스 업종이 큰 영향을 받았으며 쓰레기 수거 등 공공서비스 부문도 삐걱댔다. 브렉시트 후 외국인들이 돌아가면서 인력 공백이 생긴 탓도 컸다.
여기에 가스요금 급등이 더해지면서 식품 공급 문제가 더 악화하고 생계비도 상승 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최근엔 닭과 칠면조 등 가금류 공급업체에서 크리스마스 만찬을 즐기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가스요금이 오르며 비료 생산 공장이 멈추고 그 여파로 도살에 쓰이는 이산화탄소 생산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공급에 차질이 생기자 식료품 가격은 슬금슬금 오름세이고 휘발유 가격은 2013년 이후 8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더 타임스가 보도했다. 가스 소매요금도 10월부터 크게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