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중개업소의 개·폐업이 동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12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적으로 부동산 중개업소 개업은 1075건, 폐업은 815건으로 각각 집계돼 개·폐업 모두 올해 들어 월간 최소치를 기록했다.
개업은 올해 1월(1833건) 이후 꾸준히 감소해 1000건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이는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거래가 얼어붙었던 2019년 9월 개업 건수(994건) 이래 가장 적은 수치다.
폐업은 지난 2월(833건) 월간 최소 수준으로 떨어진 데 이어 8월(815건)에는 이보다 더 감소해 6개월 만에 역대 최소치를 새로 썼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통상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개·폐업이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숫자가 유난히 적다"며 "기존 오프라인 중개 시장이 워낙 과포화 상태이다 보니 시장 자체가 정체기"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협회 관계자는 "올해 부동산 거래량 급감으로 개업은 부진하고, 영업 부진으로 폐업 시기마저 놓친 중개사도 수두룩하다"며 "중개 시장이 활황이라서 폐업이 줄어드는 상황이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기준 공인중개사 자격증 소지자는 46만6000명, 개업한 중개사는 11만5000명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만 15세 이상의 경제활동 인구가 지난 8월 기준 2834만6000명인 점을 고려하면 공인중개사는 60명당 1명꼴이고, 246명당 1명꼴로 중개 사무실을 열고 영업 중이라는 뜻이다.
최근 몇 년간 집값 급등세로 중개 수수료에 대한 기대수익이 높아지면서 부동산 중개 시장에 뛰어든 사람도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과 정부의 거듭된 부동산 규제 강화 조치에 따라 올해는 전국적으로 거래가 부진한 상황이다.
여기에다 중개 수수료율을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이 이르면 이달 안에 시행될 예정이어서 중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온라인 중개 플랫폼 업체들은 이미 공격적인 영업·마케팅에 뛰어들며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기존 오프라인 중심의 영업 방식을 고수하는 중개사들의 설 자리는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반값 부동산 중개 수수료 플랫폼으로 알려진 다윈중개의 경우 최근 '전국 부동산 개발 호재 및 재건축 사업성 지도' 서비스를 출시했다.
지난 3월 본격적인 서비스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월간 활성사용자수(MAU)가 40만명, 회원 중개사는 1700명을 넘었다. 월 등록 매물은 1만건에 달한다.
또 온라인 사업 모델을 바탕으로 낮은 중개 수수료를 내세우는 우대빵중개법인은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조만간 '갭 매물'(세를 끼고 살 수 있는 매물)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앞으로는 오프라인 부동산 중개 시장도 차별화된 경쟁력 유무에 따라 양극화가 점점 더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