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아파트 매매·전세 시장 모두 양극화가 역대 최대로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시장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매매 9.5, 전세 7.5로 집계됐다.
이는 2008년 12월 관련 월간 조사가 시작된 이래 역대로 가장 높은 수치다.
5분위 배율은 주택을 가격순으로 5등분해 상위 20%(5분위)의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의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고가주택과 저가주택 사이의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것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양극화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국적으로 가격 상위 20%의 아파트가 하위 20% 아파트보다 매매가는 9.5배, 전셋값은 7.5배 높은 셈이다.
이달 전국 하위 20%의 아파트값은 평균 1억2491만원으로 지난달보다 84만원 떨어졌지만, 상위 20%의 아파트값은 평균 11억8975만원으로 2232만원 올랐다.
같은 기간 전셋값은 전국 하위 20%의 아파트가 지난달보다 41만원 하락한 8812만원이었으나 상위 20%의 아파트는 1263만원 상승한 6억6345만원에 달했다.
최근 집값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매매가와 전세가 모두 상승 폭이 둔화되거나 지역별로 하락하는 곳이 많지만, 초고가 아파트는 외려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양극화가 심해지는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매매의 경우 이달 5분위 배율은 지방 5대 광역시가 5.7(5.69),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도 지역인 기타 지방이 6.7(6.74)로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를 기록해 지방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거 양극화가 가속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아파트값 5분위 배율이 6.0 이상이었던 수도권은 지난 6월부터 5.0대로 내려왔다. 다만 최근 3개월 연속 소폭 상승세(5.37→5.66→5.74)를 나타냈다.
전세의 경우에는 서울(4.0), 5대 광역시(4.9·소수점 둘째 자리 4.92), 기타지방(6.3)에서 5분위 배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의 아파트 전세 5분위 배율도 역대 최고치 경신은 아니지만, 지난달 4.7에서 이달 4.8로 소폭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