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은 올 해 50대 중반의 최연소 은행장을 선택했다. 이재근 국민은행 은행장은 5대 시중 은행 중 나이가 가장 적다. 이는 세대 교체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사업 운영 과정에 잘 적응하기 위해 보다 낮은 연령대의 은행장을 선택하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 KB금융그룹은 국민은행장이 MZ(밀레니얼+Z)세대가 원하는 플랫폼 개발에 주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행장은 그룹의 주요 안간을 논의하는 회의체인 경영관리위원회 멤버이며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과도 소통해왔다. 대화 자리에서 플랫폼 관련 언급이 나오지 않았을리 없다.
이전 행장인 현 허인 지주 부회장도 영업통이었고 이 행장도 동일하다. 이 행장은 올 해 플랫폼 사업을 중심으로 한 영업 중시 전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수학과를 졸업했고 경제학과 금융 공학을 배웠다.
은행 영업은 변하고 있다. 점포 중심의 방식에 변화가 왔다. 은행 점포가 줄어들고 있다. 은행도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금융 서비스가 확산하면서 몸집 줄이기가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작년 상반기 전국 은행 점포는 79곳이 없어졌다. 점포에 대한 효율화로 이처럼 감소 현상이 일어난 것이고 또 비대면 거래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 이유가 됐다.
이 때문에 국민은행이 새 행장 교체와 관련해 영업 중시 전략으로 플랫폼 사업이 언급된 것이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5대 시중 은행 모두 플랫폼에 대한 중요성을 모두 인식하고 있다. 새로운 미래 먹거리가 된 것이다. 이는 디지털 혁신과 관계된 것이다.
국민은행은 이에 대한 대처로 조직 개편에서 플랫폼 조직을 신설하기도 했다.
은행들이 플랫폼 강화 전략으로 가게 된건 네이버 등의 빅테크 기업 때문이다. 빅테크는 대형 정보기술 기업을 뜻하며 온라인플랫폼 사업을 기반으로 송금 및 결제 시장 등 까지 진출한 기업을 지칭한다. 빅테크 기업의 주력 사업은 IT이나 금융 등 광범위한 산업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했다. 빅테크 기업으로 인해 은행도 플랫폼 강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비대면 거래와 관련해서는 연령 문제가 발생하긴 하나, 금융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미래 고객인 MZ 세대에 집중 돼 있는 것이다. 시중 은행들은 모바일 플랫폼에 각종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시행하며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간편뱅킹앱 리브(Liiv)에 SK텔레콤 인공지능 플랫폼 누구(NUGU)를 기반으로 한 AI 뱅킹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계획에 대해 작년 8월 전하기도 했다. 누구를 통해 송금 등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이외에 날씨, 백과사전 등이 적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금융 플랫폼 사용 중 KB금융그룹 계열사로 넘어갔을 때 별도로 로그인을 다시 하지 않아도 연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개편안에 대해 작년 하반기 알려지기도 했다.
국민은행 뿐 아니라 은행들은 빅테크 기업의 공세에 대한 위기감에 맞서고 있다. 이를 위해 국민은행은 빅테크 전문가를 수혈하는 조치를 취했다. 다음 커뮤니케이션과 현대카드 출신(최명숙 리브플랫폼 부장) 또, 네이버 출신(성현탁 리브부동산 플랫폼 부장)을 영입했다. 작년에는 박기은 전무를 데려오기도 했다. 박 전무는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 IT 서비스 사업 본부 수석 아키텍트를 거친 플랫폼 전문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10일 재경일보와의 연락에서 "국민은행의 디지털화는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비대면 채널을 확대하는 수준을 넘어 프로세스, 문화 등 조직 전체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며 "미래 세대를 위한 금융 플랫폼 '리브 넥스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미래 잠재 성장 고객인 Z세대(1996-2010년 출생자)가 타깃인데, 10대 고객이 금융 경험을 확장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 콘텐츠가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