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집값 상승폭 크게 축소, 준전세·준월세 가격은 상승"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주택시장에 대해 "주택가격 상승 폭이 크게 축소되면서 안정되는 모습이지만, 지역 간 주택가격 격차 확대 가능성과 준전세·준월세 가격의 상승 등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27일 진단했다.
KDI는 이날 '2021년 4분기 부동산시장 동향'을 발간했다. KDI가 부동산시장 동향을 발간한 것은 2016년 5월 이후 5년 8개월 만이다.
부동산시장 동향 재발간은 지난해 6월 취임한 홍장표 원장이 부동산연구팀을 신설하면서 이뤄졌는데, 여기에는 요동치는 부동산시장을 진단하고 향후 정책 대응에 대한 제언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KDI "작년 4분기 집값 상승세 둔화…지역간 양극화 진행"
KDI는 "2021년 주택매매가격은 대부분 지역에서 큰 폭으로 상승하며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나 4분기 들어 상승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전국 주택매매가격은 전년 대비 9.9% 올랐으나, 4분기 주택매매가격은 전분기(2.8%)보다 낮은 1.8%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상승률은 둔화됐으나 연립·다세대주택과 오피스텔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수도권은 상승률이 줄고 비수도권도 대부분 가격 상승세가 둔화한 가운데 대구·세종은 하락했다고 KDI는 설명했다.
또 지난해 11월까지 전국 주택매매거래는 예년보다 많은 96만1000호를 기록했지만 10∼11월 들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감소했다고 밝혔다.
연령별 매매거래를 보면 30대 이하가 25.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유지했고 40대와 50대의 감소세는 지속됐다고 덧붙였다.
KDI는 "최근 주택매매가격은 기준금리 인상, 대출규제 지속, 입주물량의 증가 등으로 인해 상승세가 둔화된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서울과 5대 광역시 간 주택가격격차는 2016년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으로 봤을 때 서울은 2016년 5억2000만원에서 2021년 9억7천만원으로 85.4% 증가했고, 경기와 5대 광역시는 같은 기간 각각 92.0%, 42.0% 증가했다.
서울과 경기의 아파트 중위매매가격 간 차이는 2016년 2억4000만원에서 2021년 4억2000만원으로 늘었고, 서울과 5대 광역시 차이 역시 같은 기간 3억1000천만원에서 6억6000만원으로 늘었다.
이는 2016년 이후 지역 간 자산의 양극화가 빠르게 진행됐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KDI는 분석했다.
▲"준전세·준월세 상승폭 확대, 전세수요 월세로 이동"
KDI는 "2021년 주택임대가격은 전년에 이어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4분기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수급불균형이 해소되며 상승폭이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작년 전국 주택전세가격은 전년 대비 6.5% 올라 전년(4.6%)보다 상승폭이 확대됐지만, 4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1.3% 상승해 3분기(2.0%)보다 상승률이 낮아졌다.
월세통합가격은 작년 2.6% 올라 전년(1.1%)보다 상승률이 높아졌고, 4분기에는 전분기와 동일한 0.8% 상승률을 기록했다.
KDI는 4분기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배 초과), 준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240배)의 상승폭이 각각 1.2%와 0.8%로 전분기 각각 1.0%와 0.7%에서 확대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중 급등한 전셋값 부담,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인해 전세수요의 월세로의 이동이 일부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1∼11월 전월세거래는 전년 대비 증가율이 6.5%로 202년(12.0%)보다 둔화했다. 전체 거래에서 전세 비중은 57%로 전년(59%)보다 낮았고 월세 비중은 43%로 전년(41%)보다 높았다.
▲ "전월세신고제 이후 신규계약·갱신계약 가격차 점차 축소"
KDI는 지난해 6∼11월 서울 전월세거래 중 신규계약과 재계약 추이를 비교하고 임대차 2법(갱신요구권, 전월세 상한) 이후 임대시장 변화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서울 아파트 전세 갱신계약이 꾸준히 증가해 10월에는 신규거래를 웃돌았고 11월에는 전체의 5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신규계약 평균보증금은 6월 5억8천만원, 7월 6억원에서 11월 5억6천만원으로 하락했고 갱신계약 평균보증금은 6월 4억7천만원에서 11월 5억3천만원으로 상승해 격차가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1월 아파트 전세 갱신요구권 사용 비중은 70%로 신규계약을 크게 웃돌았다.
다만 10∼11월 월세거래 중 갱신계약은 32%로 신규계약보다 적었다.
갱신요구권 행사 때 전세보증금은 4억9천만원에서 5억1천만원으로 약 4% 상승했으나 갱신요구권을 사용하지 않고 재계약을 했을 때는 4억7천만원에서 5억6천만원으로 약 19%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월세거래에서는 갱신요구권 사용 때 보증금이 3억원으로 유지되고 월세가 87만원에서 94만원으로 올랐고, 갱신요구권 미사용 때는 보증금이 3억5000만원에서 3억9000만원으로 오르고 월세도 70만원에서 93만원으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