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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협상과 건설기업의 이란 사업

[한국증시 노트] 국내 건설기업의 이란 수주 잔고
서방과 이란, 핵협상 복원 위한 9차협상 시동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9차 협상을 앞두고 있다. 이란 핵 합의가 복원되면 이란의 원유수출이 재개되며 유가 하락 효과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서방과 이란의 핵합의가 8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다시 시작하자 지정학적 위험 경감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이에 WTI는 2.15% 하락한 89.4달러에 마감했고 뉴욕증시는 3대 지수가 일제히 올랐다. 삼성증권 서정훈 연구원은 "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투자자들은 지정학적 위험 경감 신호와, 견조한 기업 실적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었다"고 밝혔다.

이란 핵 협상 2022.02.08
이란 핵협상 수석대표 알리 바게리 카니가 8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비공개 핵협상장으로 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무단 전재 및 DB 금지>

◆ JCPOA, 2015년 이란 핵무기 개발 중단 대가로 경제 제재 풀어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는 2006년 12월 UN 안보리의 1차 제재 결의를 시작으로 이란 핵 제재 UN 결의안이 여러차례 통과되면서 오랜 기간 지속됐다.

이후 2015년 7월 이란의 핵 활동 중단 조건으로 세계 주요 6개국(UN 안정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P5(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독일)은 이란과 JCPOA를 체결하고 이란 경제제재를 중단했다.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임하던 2018년 미국은 합의 탈퇴를 선언하고 이란 제재를 차례 부활시켰다.

이 영향으로 이란의 외화 수입원인 원유수출은 급감했고 외국인의 이란 직접 투자 내역도 위축됐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란의 외국인 투자는 2020년부터 내역이 잡치지 않고 있다.

이란은 이에 맞서 우라늄 농축 수준을 높이는 상황이다. 전문가는 이란이 적극적인 외교 노선에 나설 것으로 본다.

원칙파로 분류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지난 해 8월 취임 연설에서 민생을 강조하며 이란 제재 해제를 위한 외교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KTB투자증권 라진성 연구원은 "이란은 미국의 경제제재 장기화에 따른 심각한 경제난과 COVID-19로 인한 피해가 겹치면서 물부족과 전력 부족 사태 등이 잇따르고 있다"며 "이란 정부는 재정수입을 확대하기 위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제재해제를 위한 적극적인 외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란 하메니이 혁명기념식 2022.02.08
이란의 핵합의 복원 외교적 가능성이 나오지만 강경 노선 가능성도 나온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적들이 경제적, 정치적, 안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적대적으로 나온다면 우리 또한 그들에게 똑같이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8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이란 이슬람 혁명 43주년 기념식에 앞서 공군 지휘관들에게 경례받는 하메네이. [사진=EPA/연합뉴스 제공]<무단 전재 및 DB 금지>

◆ 이란 제재가 해제된다면 발주 나올 가능성 커

JCPOA가 복원된다면 이란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을 늘릴 수 밖에 없다. 전문가는 이란 경제제재가 해제될 경우 대형 플랜트 및 인프라 발주가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전문가는 DL이앤씨를 주목한다. 이란의 경제 제재가 지속된 2018년 DL이앤씨를 제외한 국내 대부분 건설사들이 이란 지사를 철수시켰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DL이앤씨는 과거 이란에서 가장 많은 수주 실적을 기록한 국내 건설사이며 수의계약 비중이 전체 수주 금액의 68%를 차지할 정도로 이란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으며,

라진성 연구원은 "DL이앤씨만이 유일하게 경제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현재까지 테헤란 지사를 유지하고 있다"며 "DL이앤씨에게 이란은 1987년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에도 현장을 유지했을 정도로 오랫동안 각별한 공을 들여오고 있는 핵심 전략 국가"라고 말했다.

그는 "높은 비중의 수의계약이 양호한 수익성으로 이어졌다"며 "향후 실제 발주시 우선적인 협상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란 건설 수주
KTB투자증권 보고서 캡처

◆ 협상 소식에 하락한 유가, 발주 환경 영향은?

변수는 유가다. 시장에서는 국제 유가가 100달러 돌파를 전망하고 있고 이로 인한 해외 발주 환경은 긍정적인 상황이다.

라진성 연구원은 "산유국이 올해 예산에 반영하고 있는 유가 수준은 배럴달 60달러 수준으로 공격적인 유가를 기반으로 투자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는 상황"이라며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고 유가가 하향 안정화되더라도 배럴당 70달러 수준에서 유가가 형성된다면 발주 환경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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