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유통, 화학, 식품, 호텔 등 4개 사업군으로 돼 있다. 지주는 그룹 전체의 전력을 수립하고 미래 신사업을 추진한다. 핵심 인재 양성에도 주력한다.
과거 롯데에 대해 '유통 공룡'이라고 했다. '롯데'라는 기업이 국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어느 때부터 롯데그룹에 위기가 감지됐다. 수년간 실적 부진이 계속됐고 내외부에서 '위기'라는 단어가 언급됐다.
유통 업계에서는 롯데가 변화에 뒤처져 부진을 겪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전환이 늦다고 지적됐다. 유통 시장에서 치고 올라오는 경쟁사에 비해 늦은 디지털 전환으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비대면 소비가 가속화 되고 있는데 준비가 안된 상황으로 온라인 부문이 적자를 거듭했다. 이커머스인 쿠팡의 기세에 눌렸고 경쟁업체인 신세계 SSG닷컴도 온라인 매출에서 많은 부분을 선점했다.
신동빈 회장은 변화를 꾀했다. 급격한 변화가 나타났다. 그룹 유통 부문은 내부에서 수장을 뽑아왔던 관행을 깨고 외부에서의 영입이 이뤄졌다. 롯데쇼핑 대표에 전 홈플러스 김상현 부회장이, 호텔롯데 대표에 전 놀부 안세진 대표이사가 영입됐다. 롯데쇼핑에서 1979년 설립 이후 외부 인사가 대표를 맡게 된 것은 처음있는 일이었다.
지난 3월 그룹 식품계열사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롯데제과가 롯데푸드를 흡수 합병하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합병 배경에 대해 롯데제과는 "각사가 보유한 인프라를 통합해 식음료 사업 환경에 적극 대응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이 부족했던 온라인과 관련 양사의 합병으로 이커머스 조직이 일원화 되며 현재 10% 미만인 온라인 매출 비중을 2025년까지 25%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제과는 빙과 사업에서 해태를 인수한 빙그레와 아이스크림 업계에서 양강구도를 이루게 됐다. 앞서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며 40%가 넘는 압도적 점유율을 이루게 됐다.
롯데그룹 식품 총괄 대표를 맡고 있는 이영구 대표가 제과와 푸드 통합 법인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주목되고 있다. 이 대표는 작년부터 롯데제과를 맡고 있다. 그는 2020년 그룹 식품BU(Business Unit)장을 맡은 이후 식품 계열사들이 양호한 실적을 내는데 앞장섰다고 평가받았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12일 재경일보와의 통화에서 향후 사업이 제과에만 집중 돼 있지 않을텐데 사명이 바뀔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합병 이후 롯데제과라는 이름이 바뀔 수 있다"며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오리온과의 경쟁에 대해서는 "의식하진 않는다"며 "경쟁 관계를 위해 합병을 했다는건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사업과 관련해선 "푸드가 거점 뿐만 아니라 수출 거래선도 제과에 비하면 적더라. 당장 제과 거래선만 이용하더라도 확장성에 대해 효과를 볼거 같다"며 "장기적으로는 해외 법인들도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그룹 중추는 백화점과 마트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업계 맞수다. 롯데는 리뉴얼을 진행하며 '뉴 롯데'에 대한 의지를 백화점에도 심었다. 롯데는 지점별 특성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신세계는 현재도 동일하게 고급화에 주력하고 있다. 신세계는 오랫동안 럭셔리, 명품 전략을 취하고 있다. 양사는 고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며 경쟁하고 있다.
영화관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에는 전 CGV 최병환 대표를 부사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호텔롯데는 상장이 재추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호텔롯데는 지난 2016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총수 일가에 대한 검찰 조사가 시작되며 일정이 연기됐다. 호텔롯데는 롯데건설(43.07%), 롯데물산(32.83%), 롯데쇼핑(8.86%)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작년 상반기 롯데건설의 영업이익은 포스코 건설에 이은 업계 6위었다. 롯데건설의 같은기간 수주 금액은 대형 사업과 주택 건축 토목 사업의 착공 등으로 전년 동기보다 18.5% 증가했다.
건설 업계에서 대형 건설사들의 1위 다툼이 치열하다. GS건설과 현대건설은 정비사업 수주 1위 자리를 두고 맞서고 있다. 작년 두 건설사 모두 총 수주액 5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현대건설 수주액은 5조5499억원, GS건설은 5조1436억원이었다.
롯데가 위기를 인지한 후 대폭 변화를 진행했고 추이를 지켜보며 '뉴 롯데' 작업에 계속 매진하게 될 것으로 재계에서는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