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 지방의 아파트 분양시장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수도권 분양시장은 여전히 뜨겁지만, 지방은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3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전국 민간아파트 초기분양률은 87.7%로, 지난해 2분기(4∼6월) 이후 3개 분기 연속(98.3%→97.9%→93.8%→87.7%)으로 하락했다.
초기분양률은 분양 개시일 이후 경과 기간이 3개월 초과∼6개월 이하인 사업장의 총 분양 가구 수 대비 계약 체결 가구 수 비율을 말한다.
HUG의 주택 분양보증서와 입주자 모집 승인을 받아 분양한 30가구 이상의 전국 민간아파트가 조사 대상으로, 2015년 3분기(7∼9월)부터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됐다.
올해 1분기에는 청약 경쟁률에 상관없이 전국적으로 100가구 분양에 12가구 이상이 초기 분양에 실패했다는 뜻이다.
또 2019년 4분기(10∼12월)부터 90%대를 유지했던 전국 초기분양률은 10개 분기 만에 80%대로 떨어졌다.
권역별로 보면 올해 1분기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초기분양률은 100.0%를 기록했지만, 지방 5대 광역시(대전·대구·울산·부산·광주)는 76.3%로 전분기(92.3%) 대비 대폭 하락했다.
지방 광역시의 초기분양률은 집값 급등 시기였던 2019년 4분기부터 이듬해 4분기까지 90%대를 기록했다가 지난해 1분기 처음으로 100%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4개 분기째(100.0%→99.0%→94.4%→92.3%→76.3%)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1분기 지방 광역시의 초기분양률은 관련 통계 집계 시작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대구의 초기분양률(52.1%)이 전분기(82.7%)와 비교해 급락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기타 지방 8개도(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제주)의 초기분양률은 1분기 81.6%로, 2020년 4분기(90.8%) 이후 5개 분기 만에 80%대로 내려앉았다.
제주의 초기분양률이 100.0%를 기록하고 전남의 초기분양률(76.7%)은 전분기(55.8%) 대비 상승했으나 강원(100.0%→96.2%), 충남(99.7%→90.5%), 전북(100.0%→77.5%), 경북(86.3%→70.8%), 경남(98.7%→81.5%)에서 일제히 하락하면서 낙폭이 커졌다.
충북에서는 2개 분기 연속으로 분양이 없었다.
이처럼 지방을 중심으로 미계약이 발생하면서 분양 완판(완전 판매)은 어려워지는 형국이다.
올해 1분기 전국 평균 청약 경쟁률(18.1대 1)도 지난해 1분기(19.7대 1)보다 낮아졌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지난해 말부터 강화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압박, 공공·민간분양 사전청약 물량 공급 등으로 인해 분양 시장에서 지역·입지별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지방에서 공급이 상대적으로 많아 시장 분위기가 상반된 모습을 보이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